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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과학을읽다]②수면의 과학-자고 또 자도 피곤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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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현대인의 삶은 생물학적인 리듬에서 크게 벗어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몸은 꾸준히 피곤을 호소하는데 이는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졌으니 주의해 달라는 경고입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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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잠이 부족하면 우울증과 암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잠을 충분히 잤다고 생각하는데도 피곤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자고 또 자도 피곤하다면 수면의 양이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아 신체활동이 부족하다거나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가벼운 운동을 한 사람들이 일정기간이 지난 후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잘 자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①수면의 과학-만병의 근원은 수면부족?' 편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에게는 '생체리듬(circadian rhythm)'이 아주 중요합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날이 밝으면 잠에서 깨고, 어두워지면 잠을 자는 것처럼 24시간을 주기로 일정하게 움직이는 '생체시계(biological clock)'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인간의 몸속에는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보통 밤 9시께 분비되기 시작해 아침 7시께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호르몬이 사람을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깨도록 조정합니다. 위장의 소화 효소도 항상 같은 시간에 분비된다고 합니다. 밥을 먹고 난 다음에 효소가 나오면 소화를 제대로 시킬 수 없기 때문에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앞둔 시점이 되면 우리 몸은 미리 음식을 소화시킬 효소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이런 몸의 규칙성을 따르지 못합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끼니를 제 때 챙기지 못하면서 생체시계가 교란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닌 만성적으로 이어지면서 균형을 이루던 신체의 조화가 깨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몸은 피곤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는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졌으니 주의해 달라는 경고입니다. 또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시간을 지켜달라는 요청이기도 합니다.

현대인의 삶은 생물학적인 리듬에서 크게 벗어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요즘은 밤에도 대낮같이 환한 조명시설 덕분에 교대근무나 야간근무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만성적인 생체시계 교란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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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심취해 취침시간이 계속 늦어지신다면 매일 피곤하실 겁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지금 당장 자야 합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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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과도한 인공조명을 쐬며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밝은 불빛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시켜 불면증에 빠지고, 규칙적인 식사보다 배가 고플 때 선택적으로 끼니를 떼워 소화 효소 분비질서를 교란 시킵니다. 밤에도 폭식하거나 일이나 여행, 게임에 빠져 밤샘을 예사로 하면서 생체리듬을 깨뜨리기 일쑤입니다.

과학자들은 수면장애, 피로, 비만, 우울증, 암, 당뇨, 심장마비 등 가벼운 질환에서부터 무거운 질병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생체리듬의 교란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합니다.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표에 따르면 간호사, 경찰 등 교대근무가 잦은 직업군이 그렇지 않은 직업군에 비해 암에 걸릴 위험도가 1.48배나 높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수면시간이 하루 5~6시간 밖에 되지 않는데도 활기찬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규칙적인 생활과 올바른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란 점입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는 집중력과 논리적 추론 능력이 극대화된다고 합니다. 공부나 중요한 업무를 할 때는 이 시간대가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또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의 초저녁에는 심폐기능이 우수하고, 근력이나 유연성이 높아지는 시간대여서 걷기나 달리기 등 운동을 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라고 합니다.

밤에 일하고 낮에 자야 하는 사람들은 창에 검은 커튼을 달거나 안대를 착용해 낮이지만 밤인 것처럼 자신의 신체를 속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규칙적인 시간에 잠들고, 잠들기 1~2시간 이내에 음식물을 먹지 않는 습관도 들여야 합니다.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커피나 카페인 음료 등에 의존하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또, 수면제 등 의약품의 경우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은 후 복용해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그 어떤 명약과 획기적인 치료도 예방만 못하다고 강조합니다. 제 때 자고 제 때 먹는 올바른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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