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김정원 14일 '음악신보' 공연]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던 슈만, 그 꿈 고스란히 녹아든 삼중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생애·음악 직접 무대해설도

"슈만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음악사에 길이 남을 명곡을 숱하게 작곡한 슈만은 빼어난 글재주를 가진 음악 평론가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19세기 중반 ‘음악 신보’라는 잡지의 편집자로 활약하며 쇼팽과 브람스·멘델스존 같은 당대의 새로운 음악가들을 발굴했어요. 저 역시 이번 시리즈 공연을 통해 슈만의 매력을 알리는 것은 물론 젊고 재능 있는 연주자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롯데문화재단과 함께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슈만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정원(43·사진)은 올해 2월부터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슈만이 편집자로 활동한 잡지의 이름을 빌려 온 기획 공연인 ‘김정원의 음악 신보’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슈만을 존경해서 닮고 싶어하는 음악가 김정원은 최근 서울 평창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신문을 만난 자리에서 “슈만이 ‘피아니스트들이 사랑하는 작곡가’로 불리는 이유는 슈만만큼 악기의 특징과 매력을 두루 살려낸 작곡가도 드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정원은 동료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은 물론 슈만의 생애와 음악에 얽힌 스토리 등을 직접 해설하는 진행자의 역할도 맡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총 다섯 차례의 공연으로 기획됐으며 김정원은 오는 14일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첼리스트 심준호 등과 함께 ‘세 번째 신보’를 무대에 올린다. 이날 공연에서는 슈만의 실내악인 피아노 트리오와 환상소곡집 등을 들려준다. “슈만이 작곡한 실내악 중에서는 매우 잘 알려진 작품도 있고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낯선 작품도 있습니다. 이번에 연주하게 될 피아노 삼중주는 후자에 속하는 곡이에요. 슈만은 피아니스트가 되길 열망했지만 불의의 손 부상을 당해 그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피아노 삼중주에는 못다 이룬 피아니스트로서의 꿈과 회한이 그대로 서려 있습니다. 관객들이 카타르시스로 가득한 이 곡을 들으면서 슈만의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되실 거라고 믿어요.”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뵈젠도르퍼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력을 보유한 김정원은 거장 첼리스트인 미샤 마이스키, 빈 심포니·체코 필하모닉 등과 같은 세계 명문 악단과 협연할 정도로 뛰어난 역량을 갖춘 연주자지만 최근에는 독주회보다는 대중과의 소통을 통한 클래식 저변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손잡고 매달 한 차례씩 클래식 공연을 생중계하는 ‘V살롱 콘서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V살롱 콘서트’는 김정원이 기획과 진행 등을 맡고 유명 아티스트를 초청해 연주를 듣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꾸며진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손열음·임동혁,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등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김정원은 “무대 해설이나 인터뷰 진행 같은 활동을 반복하면 연주자로서의 신비감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주위에서 많이 해주시지만 클래식의 매력을 대중에게 잘 전달하는 것도 매우 소중한 작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V살롱 콘서트는 바쁜 일상 때문에 공연장까지 발걸음을 하기 쉽지 않은 분들이 많으니 ‘관객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콘서트’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기획한 프로그램이에요. 세상엔 정말 많은 장르의 음악이 존재하지만 클래식만이 가진 힘과 감동도 분명히 있거든요. 클래식이 대중들에게서 멀어지지 않으려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루트가 점점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원은 공연에 색다른 콘셉트를 가미해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더라도 연주의 퀄리티는 최상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엄격한 소신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수백 년 동안 연주된 작품을 또 무대에 올려야 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은 대중음악가처럼 신곡 발표를 통해 팬들의 신선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없다”며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편안한 무대를 마련하되 연주의 질도 함께 담보해야 클래식이 음악 시장에서 버림받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