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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정봉주 수사 석달째 결과 '감감무소식'…선거 의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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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최근 한 달간 공개 수사 없어

관계자 소환 및 호텔 현장조사도 無

"지방선거 앞두고 들쑤실 이유 있나"

뉴시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4.27.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박민기 수습기자 = 기자 지망생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3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아직도 답보 상태다.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이 여권 인사이기 때문에 경찰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수사를 늦추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정봉주 '성추행 의혹' 경찰 수사 석달째

서울경찰청은 지난 3월19일 정 전 의원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기자 2명을 고소한 사건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안젤라(가명)씨가 사건 당일(2011년 12월23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있었다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면서 결국 정 전 의원은 자신이 고소했던 기자 2명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지난 3월16일 프레시안 협동조합 측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서도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계속 받게 됐다.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정 전 의원을 고소인 신분으로 1번, 피고소인 신분으로 2번 불러 조사했다. 또한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 소속 기자와 안젤라씨를 각각 고소인과 참고인 신분으로 1번씩 소환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고소인과 피고소인, 참고인을 불러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추후 더 부를 계획은 없다"며 "그러나 추가로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한 부분을 수사 중이다. 빠른 시일 내에 끝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 최근 한 달 동안 무슨 수사 했나

경찰이 마지막으로 정 전 의원을 불러 조사한 것은 지난 4월27일이다. 그 이후 경찰이 고소인인 프레시안 측과 참고인인 안젤라씨를 조사한 적도 없다. 이후 약 한 달 동안 경찰은 공개 수사를 하지 않은 셈이다.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던 정 전 의원의 알리바이는 깨졌고, 사실상 그 현장에 정 전 의원이 안젤라씨와 함께 있었던 사실은 입증됐다. 앞서 안젤라씨는 지난 3월28일 사건 당일인 2011년 12월23일 오후 5시5분과 5시37분에 사건 현장인 뉴욕뉴욕에 있었던 사실을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 '포스퀘어' 정보를 통해 증명했다.

정 전 의원도 결국 이날 자진해서 "제 스스로 2011년 12월23일 오후 6시43분께 렉싱턴 호텔에서 결제한 내역을 찾았다"며 "2011년 12월23일 제가 렉싱턴 호텔에 갔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고백했다.

따라서 두 사람이 성추행 의혹 사건 당일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면 조사해야 하는 것은 양측의 진술 대조 및 사건 현장에 대한 검증 등이다.

뉴시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현직 언론사 기자 안젤라(가명)씨의 변호인 하희봉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안젤라 씨는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나 2차 가해 등의 우려로 본인 사진과 영상 촬영을 불허했다. 피해자 측은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것과 사과를 요구했다. 2018.03.27. mangusta@newsis.com


◇성추행 폭로자, 사건 현장 조사 진척 안 돼

경찰은 피고인 등 참고인을 지난 4월27일 이후 공개 조사하지 않았는데 비공개로도 참고인과 고소인에 대해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소인 측인 프레시안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에 "지난번 조사 이후 수사 상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경찰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참고인 안젤라씨의 변호인단 측도 "수사 상황에 대해 들은 바 없으며, 지난 조사 이후 기다리기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소인 측과 참고인 측은 모두 지난 3월 소환조사를 받은 후 경찰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2011년 12월23일 성추행이 벌어진 현장으로 지목되는 여의도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뉴욕뉴욕'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렉싱턴 호텔 관계자는 경찰이 최근 한 달 사이 호텔에 대해 조사한 바가 없다고 전했다. 호텔 관계자는 "한창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화제가 됐을 때는 경찰이 몇 번 와서 조사를 하고 갔는데, 최근 한 달 동안은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 피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물론,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던 현장에 대해 전혀 조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선거 앞두고 與 유명 인사 사건 들쑤실 이유 있나"

피해자 측에서는 경찰이 고의로 수사 진행을 늦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특히 '범친문' 인사인 정 전 의원이 연루된 사건이기 때문에 이 같은 추측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정 전 의원 본인도 그날 현장에 있었던 것을 인정하고 증명됐는데 수사가 오래 걸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그러면 가해자와 피해자 진술이라도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선거를 의식한 것이다. 의식할 수밖에 없다"라고 단언하며 "어차피 급한 수사도 아닌데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여권 인사가 관련된 사건을 들쑤실 이유가 있나"라고 말했다.

경찰은 입건 후 3개월 안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권고한다.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권고 시한을 채워간다.

chaides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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