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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fn 이사람]불법 웹툰 추적 '툰레이더' 만든 서충현 네이버웹툰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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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도입, 불법웹툰 대응 더 빨라진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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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우후죽순 생겨난 불법 웹툰사이트가 웹툰작가의 생계를 위협할 수준이 됐다. 웹툰업계에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던 때였다. 특히 지난달 23일 경찰이 운영자를 검거한 불법사이트 '밤토끼'는 웹툰업계의 공공의 적이었다. 네이버 웹툰도 고민에 빠졌다. '우리가 가진 기술로 불법 웹툰 유출자를 추적할 수 없을까.'

서충현 네이버웹툰 'W-tech' 개발자(리더·사진)는 지난해 6월 불법 웹툰 유출자를 추적하는 '툰레이더 프로젝트'에 아이디어를 내고 자연스럽게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 'W-tech' 개발자들은 네이버 웹툰에 추적 가능한 표식정보를 심었다. 불법 웹툰사이트가 네이버 웹툰 작품을 올리면 담당자가 툰레이더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다. 담당자는 불법 웹툰이 올라온 지 몇 분 만에 유출자를 알아내 네이버 웹툰 이용을 차단했다. 범죄를 인지하고 제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0분. 불법 웹툰 신고부터 심의, 차단까지 몇 달이 걸려 가슴앓이 할 수밖에 없었던 웹툰작가의 눈물을 'W-tech' 개발자들이 기술로 닦아준 셈이다.

불법 웹툰사이트는 웹툰 이미지를 변조하거나 화질을 낮추는 방법으로 툰레이더 추적을 피했지만 툰레이더는 이마저도 추적에 성공했다. 서 개발자는 "끝날 것 같지 않은 창과 방패의 싸움 같았다"면서 "심지어 화면을 캡처하지 않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우리 웹툰을 찍어서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툰레이더를 가동한 지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자 불법 웹툰사이트가 문을 닫거나 적어도 불법 웹툰사이트에 올라오는 네이버 웹툰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악명 높은 '헤비 업로더'로 꼽힌 '먹투맨'이 지난해 12월 중순 웹사이트 운영을 접었고, 몇 달 뒤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 1차 불법 웹툰사이트는 경찰이 단속을 강화해 몇 개 남지 않았다. 툰레이더가 불법 웹툰 유출자를 끈질기게 추적해 차단하고, 이 과정을 증거자료로 경찰에 제공해 검거에 기여한 노력도 숨은 공로다. 관련기술인 '사용자 식별정보 삽입'과 '식별정보에서 유출자 추출'은 특허로 출원하기도 했다.

이제 'W-tech' 개발자들은 인공지능(AI)기술인 '딥러닝'을 도입해 툰레이더 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툰레이더의 최종 목표는 가장 빨리, 가장 정확히 불법 웹툰에 대응하는 100%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서 개발자는 "지금 툰레이더에는 사람이 참여하는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는 100% 자동화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개발자는 "불법 웹툰을 추적하는 것에 흥미가 있는 개발자들과 함께 여기까지 오게 됐고, 풀기 어려운 과제를 기술로 해결해 보람을 느낀다"면서 "해외 개발자처럼 오랫동안 기술개발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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