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2 (목)

[人사이트]정종욱 브레이너리 대표, "메이커는 단순 체험 아닌 역량 필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초등학교 3~4학년만 해도 정해진 것이 아닌 자기 생각대로 만드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자기 생각으로 무언가 시도해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게 눈으로 보입니다.”

경복초등학교는 브레이너리와 함께 이번 학기 정규과정에 메이커 교육을 국내 처음 도입했다. 메이커 교육 전문기업인 브레이너리는 경복초 '메이커교육' 과정을 설계하고 담임교사와 함께 수업도 진행했다.

1회성 체험캠프가 아니라 정규과정으로서 메이커교육을 도입한 것은 경복초가 처음이다. 수많은 메이커 교육을 해 봤던 정종욱 브레이너리 대표도 걱정이 많았다. 메이커 활동에 익숙지 않은 고학년 학생과 처음 프로젝트를 할 때 더욱 그랬다.

2주일에 두 시간씩, 그렇게 3개월이 지났다. 암기에 익숙했던 학생도 이제는 잘 해내고 있다. 메이커 영재라고 할 만한 아이도 눈에 띈다. 정 대표는 “학생이 단순한 경험을 해보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해결이 가능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규교육과정과의 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을 만들고 싶어하는지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핵심 부분 지식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메이커교육이라고 하면 메이커스페이스나 3D프린터, 아두이노, 드론, 가상·증강현실(VR·AR) 체험을 떠올리지만 충분하지 않다”면서 “메이커 교육을 통해 문제 해결이 가능한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체험이나 경험을 넘어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

정종욱 브레이너리 대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복초등학교에서는 한 학기에 전 학년 학생들이 8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학년별로 다른 프로젝트를 한다. 초등학교 2학년은 △포스트잇 디자인싱킹 △모터+자작바퀴 자동차 △폼보드+LED 미래도시, 초등학교 5학년은 △팀 목재로 만드는 투석기 △줄을 건너는 로봇만들기 △3D 프린터로 제품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대학을 기획했던 인물이다. 2001년 국내 첫 사이버대학으로 인가받은 고려사이버대학교(당시 한국디지털대학교) 설립을 기획하고 실무를 맡았다. 동시에 이러닝전문회사 디유넷을 설립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그 후 뉴질랜드에서 모바일회사를 공동설립해 CIO로 4년 간 일하고 2011년 고려사이버대학교에 교수로 돌아왔다.

고려사이버대학의 융합정보대학원을 기획하여 설립하였고, 대학원장으로서 러닝애널리틱스 기반을 대학시스템전체를 개편하기도 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나라 학생들이 암기중심의 교육에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안타까워 메이커 운동에 뛰어들었다. 2016년 대학을 그만두고 뜻을 같이 한 아동학을 전공한 교수와 함께 브레이너리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대학교수로 있기보다는 현장에서 학생과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세상의 변화로 인해 현재의 공부만으로는 힘들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메이커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나 부족한 점도 아쉬운 점도 많다. 메이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이 손으로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교재인데 교재비 집행에 난색을 표하는 학교가 많다. 기존 주입식 교육에 맞춰진 교육 예산구조 상 학교가 강사비는 지급해도 교재비 책정에는 어려움을 느낀다.

정 대표는 “메이커는 제한된 재료와 도구로,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문제를 해결해 내는 사람”이라면서 “최소한의 재료비가 필요한 메이커 교육이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는데 교육부나 교육청도 이를 감안해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