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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人사이트]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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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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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자도 스마트해질 수 있습니다.”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는 스마트 줄자 하나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2년 전 킥스타터에서 스마트 줄자로 한달 만에 135만달러를 모금하며 스타 CEO로 떠올랐다. 당시만 해도 모금액이 킥스타터 역대 30여만개 프로젝트 가운데 상위 0.04%에 해당했다.

초기 버전은 베이글을 닮았다. 길이만 재면 해당 치수가 스마트폰에 전송된다. 일일이 입력할 필요가 없다. 블루투스로 연동된다.

박 대표는 최근 두 번째 버전을 들고 킥스타터에 재도전했다. 줄자 이름은 '파이'로 바꿨다. 군살을 빼고 신체 치수 측정에 최적화했다. 다이어트나 운동 등으로 신체 변화에 민감한 고객을 노렸다.

박 대표는 “줄자 특성상 오차를 줄이고 내구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면서 “고객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새로 나온 파이는 수십번을 반복 측정해도 오차가 0.5㎜ 이하다. 내구성을 4만회로 높였다. 일반 줄자가 2000~3000회인 점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튼튼하다. 대신 가격은 낮춰 구입 부담을 줄였다. 덕분에 전작만큼은 아니지만 목표액은 불과 며칠이 안돼 달성했다.

박 대표는 “모금액은 양산에 필요한 자금으로 쓰인다”면서 “금형도 나와있어 6월 초 양산 초기 제품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언뜻 기기 판매회사 같지만 목표는 다른 데 있다. 신체치수 기반 플랫폼이다. 헬스케어를 거쳐 패션시장까지 넘본다.

박 대표는 “파이로 측정한 신체 치수를 온라인 쇼핑몰과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길이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와 플랫폼 구축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파이로 잰 치수를 온라인 쇼핑에 활용하면 의류 반품이 줄어든다. 사용자나 판매자 모두 만족이다. 이커머스 활성화가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 H사 측에서는 먼저 요청이 왔다. 의류 브랜드에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한 속옷 제조업체는 성장기 소녀를 위한 온라인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이 시기 소녀들이 2차 성징에 따른 신체 변화로 정확한 사이즈의 속옷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점을 배려했다.

스마틀 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쓸 수 있다. 지난해 가상 의류 착용감 솔루션을 파주롯데프리미엄아웃렛 카파 매장에 첫 적용했다. 스마트 줄자 측정 치수를 기반으로 사용자 체형과 같은 아바타를 구현해 가상현실(VR)에서 원하는 옷을 입어보는 방식이다. 고객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게 키오스크로 제작됐다.

박 대표는 국내외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본격 투자유치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현지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한편 협력 방안도 모색한다.

이미 접점도 찾았다. 의류 제조 및 유통회사와 테스트 중이다. 파이로 옷 길이를 재면서 검수한다. 자동 입력되니 업무 효율이 4배 가까이 개선됐다.

박 대표는 “데이터화된 신체 치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면서 “협력업체와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위해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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