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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Stage] 6월은 ‘콰르텟’의 달 | 에머슨·아르테미스·파벨 하스…한국 총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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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6월 1일/ 롯데콘서트홀/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 ‘쇼스타코비치와 검은 수사’(아시아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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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의 6월은 ‘콰르텟(4중주)의 달’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세계 최정상급 현악 4중주단이 잇달아 내한한다. 창단 41년을 맞은 거장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신작 ‘쇼스타코비치와 검은 수사’를 시작으로 4중주계의 신성(新星)으로 떠오른 ‘아르테미스 콰르텟’의 첫 내한 그리고 현악 4중주의 강국 체코를 대표하는 ‘파벨 하스 콰르텟’의 무대가 불과 며칠 간격으로 이어진다.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세계적 권위의 영국 클래식 전문 잡지 ‘그라모폰’이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5개의 현악 4중주단 중 하나”로 꼽았던 악단이다. 9번의 그래미상, 3번의 그라모폰상을 비롯해 미국 최고의 영예인 에버리 피셔상을 실내악단 최초로 수상했다. 이들이 연극과 실내악을 결합한 형식의 음악극 ‘쇼스타코비치와 검은 수사’로 6월 1일 롯데콘서트홀을 찾는다.

미국의 연출가 제임스 글로스먼이 대본을 쓰고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필립 세처가 공동 제작한 ‘쇼스타코비치와 검은 수사’는 안톤 체호프의 소설 ‘검은 수사’를 오페라로 작곡하고자 했던 쇼스타코비치의 예술적 집념을 그린다.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연주와 7명의 배우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연극적 서사가 한껏 가미된 음악극이다.

쇼스타코비치의 일생과 안톤 체호프의 환상적인 이야기가 현악 4중주에 의해 매혹적으로 결합된다. 안톤 체호프의 소설 ‘검은 수사’는 한 예술가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자신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검은 수사를 만나면서 예술적 위대함과 현실의 삶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전주곡인 쇼스타코비치 현악 4중주 14번 f#단조의 1악장이 연주되면 쇼스타코비치를 연기하는 배우가 무대에 등장해 체호프의 ‘검은 수사’를 읽는다. 중간중간 당대 러시아의 실존 인물인 스탈린과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대립이 중첩된다. 중심 인물 코브린은 마치 쇼스타코비치를 투영한 인물 같다. 그가 지닌 구원에 대한 집착과 예술적 시련의 과정은 당대 소련의 정치적 공격과 억압에 굴하지 않고 예술 세계를 펼쳐나간 쇼스타코비치의 삶과 겹쳐 보인다.

1970~1980년대에 현악 4중주를 주도했던 알반 베르크 콰르텟, 하겐 콰르텟,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 등의 명성은 아르테미스 콰르텟과 파벨 하스 콰르텟이 이어가고 있다. 드물게도 이 둘이 각각 6월 5일과 8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연이어 오른다. 아르테미스 콰르텟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달과 사냥의 여신으로부터 유래했다. 백발백중의 명사수로 유명한 여신이 팽팽한 활시위를 당기듯 활을 그어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이들에게 걸맞은 이름이다. 창단 29년 만에 첫 내한 공연이다. 자신들의 명함과 같은 베토벤을 들고 온다. 이들은 대학 재학 시절 심오하고 난해하기로 유명한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을 연주하기 위해 콰르텟을 창단했을 만큼 베토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현악 4중주 중 3번과 슈만의 현악 4중주 등을 들려준다.

파벨 하스 콰르텟은 현악 4중주의 강국으로 손꼽히는 체코 출신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에서 희생당한 체코의 작곡가 파벨 하스(1899~1944년)를 자신들의 이름으로 삼았다. 2002년 창단한 이 단체는 단기간 내 그라모폰상, 황금디아파종상, 미뎀 클래식 어워드, BBC 뮤직 어워드 등 굵직한 음반상을 휩쓸었다. 이번 내한 무대에서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 스메타나의 현악 4중주 1번 ‘나의 생애로부터’와 쇼스타코비치의 현악 4중주 2번 A장조를 연주한다.

[김연주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 bcd314@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0호 (2018.05.30~05.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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