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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죄송하다’만 7번 외친 이명희…“피해자 회유 시도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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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지방경찰청 소환 조사

-침묵 속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자택에서 일하는 수행비서와 가정부, 한진그룹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갑질을 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9시58분께 서울지방경찰청 1층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정장에 파란색 스카프, 숏컷에 안경을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한 이 이사장은 약 3분가량 포토라인에 머무르며 10여가지 질문에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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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소환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하지만 대답은 일관됐다. 이 이사장은 ‘직원들을 왜 욕하고 폭행했냐’,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길이 있냐’, ‘가위나 화분을 던진 것이 맞냐’는 기자들의 수차례 질문에 “죄송하다”와 “조사에 성실히 일하겠다”는 말 뿐이었다.

죄송하다는 대답은 7번,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대답은 3번이 나왔다.

다만 이 이사장은 ‘피해자들에 대한 회유를 시도한 것이 맞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없습니다”라고 부인하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께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이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앞서 이 이사장이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하는 영상,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면서 폭행했다는 진술 등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 이사장이 한진그룹 직원과 자택 가정부들을 대상으로 ‘갑질’을 했다는 정황이 수차례 공개된 바 있다.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현재 10여명이 넘는 폭언ㆍ폭행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1층에는 수백명에 달하는 취재진이 자리했고, 정의당과 민중당 등 진보정당들도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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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집회.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민중당 집회.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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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갑질 수사는 ‘물벼락 갑질’ 논란을 빚은 조현민(36) 전 대한항공 전무에서 시작했지만 오너일가 전반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 조 전무가 소환돼 수사를 받았고, 조 전무의 언니 조현아(43)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땅콩회항’ 사건도 최근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갑질 논란이 일어난 뒤 조 회장이 두 딸의 경영권 배재 의사를 밝혔음에도 여론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언론보도와 온라인커뮤니티 제보를 통해서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갑질 폭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며 서울시내 중심부에서 매주말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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