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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반기성의 날씨 바라기] 개구리가 낮은 곳에 있으면 맑음, 높은 곳에 오르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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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개구리 출처 | 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아프리카의 한 원주민은 우기가 돌아와야 집을 수리하는데, 이때 개구리의 움직임을 보고 수리할 때를 판단한다고 한다. 아프리카에 사는 이 수목성 개구리는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큰물에 대비해 미리 나무에 기어오른다고 하니 개구리의 기상예보 능력은 대단한 것 같다.

‘개구리가 낮은 곳에 있으면 맑음, 높은 곳에 오르면 비’라는 속담은 개구리의 특성을 잘 나타낸 말이다. 개구리의 피부는 습도에 대단히 민감하다. 그런데 날씨가 좋은 날은 공기가 건조하므로 곧 피부가 마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개구리는 살 수가 없다. 따라서 맑은 날에는 습기가 높은 지역인 낮은 물가나 풀밭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기압골이 들어오면서 구름이 끼고 습도가 높아지면 피부가 마를 일이 없으므로 개구리는 높은 곳까지 기어오른다.

어떤 초등학교에서 개구리 실험을 했다고 한다. 큰 어항에 호수와 산을 만들어 놓고 관찰을 했더니 개구리들이 산으로 올라와 노는 날이면 거의 어김없이 비가 왔다고 한다. 공기 중의 습도가 높아지기에 개구리가 바깥 높은 곳에서 놀 수 있었던 것이다. ‘청개구리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날씨가 좋다’는 속담 역시 비슷한 이치이다.

개구리의 발에는 둥근 흡반(吸盤)을 가지고 있어서 이것으로 나뭇가지나 잎사귀에 붙어서 생활하는데, 공기가 건조하면 이 흡반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이다.

특성상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개구리이긴 하지만 사막에서 사는 개구리도 있다. 호주 사막에 사는 보수개구리로 가뭄이 심한 경우 몇 년씩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사막에서도 살아남는다. 건기가 시작되면 보수개구리는 땅속 30㎝ 깊이에 자신의 몸 두 배 정도의 크기로 굴을 파고 들어가 비가 올 때까지 최대 몇 년 동안 동면한다고 한다. 이때 수분의 손실을 막기 위한 개구리의 생태를 보면서 창조주의 놀라운 섭리와 솜씨를 깨닫게 된다.

수입되어 방목되면서 우리나라 생태계를 교란시킨 황소개구리는 토종개구리에 비해 무척 크다. 그런데 아프리카에 사는 골리앗개구리에 비하면 귀여울 정도다. 골리앗 개구리는 다 자라면 다리를 편 몸길이가 1m가 넘는다. 그러나 이 개구리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미식가들이 이 개구리 고기 맛이 좋다고 해 무분별하게 잡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프리카의 심각한 생태계 훼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케이웨더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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