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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북미회담 무산】중국 '시진핑 배후론'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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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창원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언급하면서 중국이 '시진핑 배후론' 확산 차단에 나섰다. 중국이 북중간 밀착관계를 통해 북미회담을 무산시킨 책임이 있다는 미국측의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 취소가 트럼프 대통령의 실기 탓이며 북미 간 자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 책임론을 벗어나려는 모습이다.

인민일보의 국·영문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25일 '미국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는 한반도 정세에 큰 타격'이라는 제하의 공동 사설에서 "북미는 자제를 유지하고 과격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대치 국면으로 돌아가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매체는 "미국이 어떤 설명을 해도 이번 북미 정상회담 취소는 미국 정부가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이미지만 주면서 국제적인 신용을 잃게 될 것"이라면서 "북미 양측이 회담을 못 해도 서로 자제해 최악의 국면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이번 회담의 취소 결과가 미국의 섣부른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책임소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들 매체는 최근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미국인 인질 석방,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의 조치를 해 한반도에 긴장완화가 형성되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언으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우여곡절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비핵화의지와 달리 미국의 일방적인 취소 발언이 한반도평화안정 기류를 불확실성으로 빠트렸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같은 중국 관영매체들의 반응은 미국이 이번 회담 취소의 배경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간여가 주요 원인이라는 '시진핑 배후설'에 대한 반박논리와 같다.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을 갖는 이례적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아울러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까지 중국으로 불러들여 중국 주요 경제발전 지역을 둘러보며 경제협력까지 모색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북중간 밀월행보가 한국과 미국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낳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엄격한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이어 지난 22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번째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취소에 따라 중국은 회담재개를 위한 중국역할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중재자로서 위상을 부각시킬 전망이다.

이와 관련 환구시보 등은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지속하고 한국도 미국이 북한에 최대한의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걸 막는 데 노력하길 바란다"면서 "지금은 냉정이 가장 중요하므로 괜한 화풀이는 누구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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