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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e글중심] '작은 장례'는 불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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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앙포토]




지난 20일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식은 여느 재벌가의 장례식과 달리 간소하고 조용하게 치러졌습니다. 구 회장은 “나 때문에 번거롭게 하거나 폐를 끼치기 싫다”는 이유로 장례를 비공개 가족장으로 하라는 유지를 남겼다고 하는데요.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친지를 중심으로 수목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구본무 회장의 작은 장례식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번 LG 회장님처럼 사회지도층부터 간소하게 가족끼리 치르는 장례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시대가 변하니까 거기에 맞게 간소하게 해도 좋을 듯. 이번에 LG 회장 장례가 본보기가 되겠네” 등 간소한 장례식 문화로 바뀌어나갔으면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는데요. 실제로 2015년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검소한 장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68.7%였습니다. 비싼 비용을 들여 3일 밤낮으로 조문객을 받고 식사를 대접하는 한국 장례에 지친 사람들이 많은 듯하네요.

한국의 장례 문화는 장례식을 치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조문객에게도 부담입니다. 가깝지 않은 사이에도 상가에 가서 부의 봉투를 내고 와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3일장 대신 2일장을 치르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족과 친한 지인끼리만 모여 조문과 음식 접대를 간소화하고 입관과 발인 위주로 약식 장례를 치르는 것이지요. 장례식의 진짜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화환과 조문객이 넘치는 장례식 대신 가까운 사람들끼리 위로를 나누는 장례식도 좋을 것 같습니다. ‘e글중심(衆心)’이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관련 칼럼 ▷ [분수대] 웰다잉과 작은 장례식

* 어제의 e글중심▷ 거리로 나온 MBC 전 아나운서들, 여러분 생각은?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클리앙
“더 정확히 말하면 장례식이라는 문화를 잘 이해하질 못하겠습니다. 물론 타인의 장레식을 거부하는 건 아니라 잘 참석하고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제 장례식을 치르고 싶지는 않아요. 고생만 시키는 거 아닌가요? 제가 죽었을 때 그로 인해 저에게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 있을까요? 바쁜 사람들에게 돈을 쓰게 하고 시간을 쓰게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결혼 생각도 없는지라 후에 제가 죽는다면 아마 가족이 제 장례식을 치르려할 것 같은데, 정신없는 와중에 준비하랴, 조문객 맞이하랴, 고생할 필요가 있나요? 요즘 결혼식도 정말 친한 지인 몇몇만 모시고 하기도 하잖아요. 제 가족을 잘 아는 사람,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이요 굳이 다른 사람들까지 잘 알지도 못하는 저에게 조의를 표할 필요가 있을까요. 친구는 그마저 장사라고 하더군요. 남의 경조사 참석할 때 낸 돈을 우리 경조사 때 본전 뽑는다고 저는 그 말도 이해 못합니다. 결국 장례식이란 저에게 조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일종의 사업이라는 말이잖아요, 죽은 저를 이용한. 저는 죽어서 거부할 수 없으니 동의한 셈 치고요. 지인의 결혼식에 가서 낸 돈을 자신의 결혼식으로 메꾼다, 이건 본인의 지출을 본인의 행사로 메꾸는 거죠 모두 주체인 본인의 선택입니다 욕할 이유가 하나도 없죠. 하지만 장례식의 주인공이란 엄연히 영정 사진이 말하는 저잖아요 왜 의사 표시를 못하는 저를 이용해서 장사를 하는 게 당연한 걸까요. 저는 이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후에 유언으로 장레식을 열라 말아달라고 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하겠다면 말리지는 않습니다. 사실 말리지 못하는 거지만요. 의사 표시를 못하니까 하고 싶다는데 제가 어찌하나요. 다시 말하지만 제 장례식 이외의 모든 장례식은 다 존중합니다. 비난할 이유도, 생각도 없습니다. 단지 제 장례식만 거부할 뿐이죠. 이 말을 들은 주변 사람 누구도 이해를 못하던데, 생각이 잘못된 걸까요?”

ID: '치킨두말'
#뽐뿌
“어제 나의아저씨 보니까.. 삼형제중 큰형은 엄마장례식장에 화환이나 문상객 없을까봐 엄청 신경 쓰는 거 같던데..화환 비싸기만 하고 장례 끝나면 다 버리는 건데.. 다른 분들도 장례식장에 가면 화환 많은지 신경 쓰시나요?? 결혼식장화환은 많이 없어진 거 같은데...장례식장 화환문화도 빨리 없어졌으면 하네요..”

ID: '꽃게매니아'


#82쿡
“굉장히 슬프고 어떤 사람들한테는 청천벽력의 일인데 거기에서 굳이 밥을 먹어야 할까요? 예전에는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멀리서 오느라 어쩔 수 없었지만 요즘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그냥 애도를 표하고....차 한 잔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요? 식사 문화는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ID: '문화'
#다음아고라
“이제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바뀔 때가 되었다. 고인의 가족들끼리 또는 고인을 잘 아는 지인들이 모여서 고인을 추모하는 경건한 시공간이 돼야 한다. 그런 문화를 만들어 가려면 우선 사회 상층부에 속한 사람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 대기업 그룹총수가 장례식을 간소하게 치르기로 결정한 것은 대단한 용기이며 (중략) 많은 사람들이 장례식의 간소화에 뒤따르기를 바란다”

ID: '장강'
#엠엘비파크
“서양권은 의외로 간소합니다. 일단 병원이 아닌 사설 장례식장이 따로 있구요. 보통 장례식하기 며칠 전 저녁때에 한정해서만 조문객을 받습니다. (한국처럼 며칠 내내 받는 게 아닙니다) 음식까진 아니더라도 쿠키나 빵같은 간단한 다과만 준비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한국처럼 아이고 아이고 통곡하는 분위기는 아니고, 보통 고인의 삶을 다시 긍정적으로 되돌아보는 분위기더라구요”

ID: 'ALLRISE'


#다음
“멀리서 오는 조문객을 배려하는 것도 있고요... 조문객은 가족을 위한 사람들보단 고인이 살아있을 때 은덕을 입은 사람들이겠죠...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배웅하는 마음 헤아려줘야겠죠...그리고 첫째 날은 상주가 장례를 준비하고 둘째 날은 조문객을 맞이하고 셋째 날은 고인을 장지에 모시는 날로 생각하면 좋을듯합니다”

ID: '한글나라'
#네이버
“이번 엘지회장님처럼 사회지도층 부터 간소하게 가족끼리 치루는 장례 문화 만들었으면 좋겠다...마치 살아있는 자의 세를 과시하듯 즐비즐비 화환 걸쳐놓고 , 잠시 서로 체면치례 얼굴도장 찍기 위해 오고가는 품앗이 육개장 장례문화, 이젠 사회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간소하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ID: 'june****'



정리: 윤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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