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
나는 셰프들과 함께 메주를 항아리에 담아 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서 1년 이상 발효시키는 전통적인 방식을 지켜보았다. 많은 셰프들이 된장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으나 오랜 기간의 자연적인 발효 과정을 매우 흥미로워했다. 나는 이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음식을 사랑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자연스럽다는 점이었다.
비정상의 눈 5/24 |
이날 셰프들은 된장 발효 과정이 자연 그대로를 따르는 모습에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흐뭇해하기도 했다. 일부는 이 과정을 온도, 습도와 산소 함량을 엄격하게 모니터하고 관리하며 더 높은 통제와 규제가 이루어지는 일본 미소의 발효 과정과 대조해 보였다. 한국 된장은 야외에 놓인 항아리 속에서 변화무쌍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익어간다는 사실이 셰프들에게는 놀라운 점이었다. 또한, 환경의 가변성과 불완전성을 모두 포용하며 통제를 줄인 과정에서 훨씬 대담하고 깊은 맛이 탄생한다는 점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인내와 시간의 흐름을 수용하는 모습. 자연을 정확하게 통제하려는 욕구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가변성을 받아들이는 모습. 이 두 요소야말로 내가 한국 음식에 사랑에 빠진 이유다. 이들은 비단 음식만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한국의 예술에서도, 더 나아가 문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시간의 흐름과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에서는 한국 음식은 물론이요, 한국인의 독특한 지혜와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마크 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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