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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명박 “삼성 뇌물 기소는 모욕”…“다스는 형님 것” 혐의 전면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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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일 만에 첫 재판, 12분 진술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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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억원의 뇌물수수 및 349억원의 다스 비자금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첫 재판에서 “다스는 형님(이상은씨) 회사”라며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것은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회 공판에서 12분에 걸쳐 2400자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3월22일 구속 수감된 지 62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대통령은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재판부가 검찰의 무리한 증거의 신빙성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총 15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핵심 쟁점인 ‘다스 소유’와 ‘삼성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 문제만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다스 소유”라며 “제가 만류했지만 1985년 제 형님과 처남(김재정씨)이 회사를 만들어 현대자동차 부품업체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하면서) 권력이 기업에 돈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세무조사로 보복하는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 저에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면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했다. “정치적 위험이 있었지만 국익을 위해 삼성 회장이 아닌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사면을 결정한 것”이라고 이 전 대통령은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위해 재임 중의 경험을 전수하거나 봉사, 헌신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자신이 재판에 넘겨진 상황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 재판은 일주일에 2~3회씩 열릴 예정이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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