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文 치켜세우고, 北·中 몰아붙이고…트럼프의 각개전술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태도 바꾼 김정은 압박
'시진핑 배후론' 내세워 미·중 무역협상 지적
트럼프 "문 대통령, 굉장히 신뢰…'A+' 점수"
아시아경제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을 만나 활짝 웃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이민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을 20여일 앞두고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뿐 아니라 무역 협상 등을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해 남북, 중국에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력을 치켜세우며 신뢰를 표시한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태도 변화 요인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지목하며 피아(彼我) 식별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 주석을 압박했다. 이 발언은 미·중 협상단이 지난 19일 공동합의문을 내놓은 지 사흘 만에, 그것도 문 대통령을 만나면서 나온 발언이라서 주목된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 지렛대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처럼) 연간 5000억달러를 무역에서 손해보는 상황이라면 협상에서 잃을 게 없다"며 이번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또 "갈 길이 멀고, 협상이 빨리 진행되기를 바란다"면서 "최종 협상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고도 강조했다.

미 무역법 301조를 언제든지 작동시킬 수 있다고도 밝혔다. 중국이 대미 흑자를 감축하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결과에 따라서 이 법에 근거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사례를 조사할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이다. 앞서 미국은 중국 측에 무역흑자를 2000억달러 규모 줄일 것을 요구했지만, 공동합의문에는 구체적인 숫자가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두 번째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시진핑 배후론'을 제기한 것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며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시 주석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 "중국과의 무역을 생각할 때 그들이 북한과의 평화에 있어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한다"고 말한 것 역시 중국을 북한문제의 열쇠로 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은 세계 최고의 포커 플레이어"라며 "나 역시 그가 하는 것과 같은 것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도 말했다.

반면 문 대통령에 대해선 신뢰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과 관련, "굉장히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문 대통령을 향해 "매우 유능하고 역량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지 북한이나 한국이 아니라 전체 한반도를 위해 좋은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금 그(문 대통령이)가 하는 방식이 우리가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정말로 도와주고 있다"며 "좋은 사람이며 매우 유능한 사람이다. 나는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이 한국으로선 아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보며 "나 잘 했느냐. 더 이상 더 좋게 말할수 없을 것 같다. 'A+(플러스)' 점수를 준 것"이라고 웃었다. 두 정상은 웃으며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무역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한국과 지금 재협상하고 있는 매우 큰 무역협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무역에서 꽤 좋은 뉴스를 접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그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일할 훌륭한 인사들"이라며 한국 협상팀을 칭찬하는 것으로 보이는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며, '좋은 뉴스'는 최종 타결을 위한 진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