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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CNN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곧 증거 인멸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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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 후에도 다른 냉각 방법 찾아냈다"

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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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북핵 전문가들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증거 인멸 행위로 보고 있다고 CN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전 세계 5개국 기자단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해 초청받았지만 전문가나 검증기관은 참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차 꼬집으며 "실험장의 터널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볼 진짜 기회는 없이 멀리서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브루스 베크톨 앤젤로주립대 정치학 교수는 이를 두고 "살인 현장에 일반인들을 들여보내 걸어다니게 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며 그간 국제사회가 모아놓은 증거마저도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 이후 6차례의 핵실험으로 인해 이미 사용불능 상태가 된 실험장을 폐기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38노스 등은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완전 가동 준비'가 갖춰진 상태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35년 경력의 베테랑 핵·화학무기 폐기 전문가인 세릴 로퍼는 이와 관련해 풍계리 실험장의 정상 가동 여부와는 관계없이 전문가들이 수집할 수 있는 증거물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만약 내가 북한에 갈 수 있었다면 표본을 채취할 장비를 챙겨 지질학자를 데려갔을 것"이라며 "터널로 들어가 뒤쪽이 함몰됐는지 보고 방사능 수치를 쟀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북한이 어떤 종류의 무기를 실험한 것인지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얻은 증거물을 북핵 협상단에 전달하면 추후 김정은 정권과의 논의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진정성이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됐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로퍼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가 모두 폭파된다 해도 북한이 추후 이 실험장을 재사용하기로 결정하면 언제든 다시 파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의 멜리사 해넘 선임연구원은 "2008년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 때도 북한은 언론을 초청해 영변 냉각탑 폭파 의식을 지켜보게 했다"며 "그건 불가역적이지 않았다. 북한은 결국 원자로를 냉각시킬 다른 방법을 찾아냈다"고 지적했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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