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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기술 노벨상' ALD로 반도체 소형화 기여 선톨라 박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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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막 절연, 전도 필름 ALD 기술 있어야만 가능"

연합뉴스

'기술노벨상' 받은 선톨라 박사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올해로 8회를 맞는 기술계의 노벨상인 '밀레니엄 기술상'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이용되는 '원자층 증착(Atomic Layer Deposition)' 기술을 개발해 복잡한 장치의 소형화에 기여한 핀란드 재료물리학자 투오모 선톨라(74) 박사가 받았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격년제로 이 상을 시상해 온 핀란드기술아카데미는 성명을 통해 "ALD 혁신은 세계 도처에서 사용되는 나노급 기술"이라며 "마이크로프로세서나 컴퓨터 메모리 장치에 필요한 초박막 절연, 전도 필름은 선톨라가 개발한 ALD 기술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LD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마이크로프로세서, 디지털메모리장치 등에 사용되면서 고성능 소형화의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늘날 ALD 필름 제조에 이용되는 장비와 화학제품은 시장 규모가 200억 달러에 달하며, 이 기술을 이용하는 가전제품은 5천억달러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상자선정위원회의 파이비 토르마 위원장은 이 기술을 통해 정보기술(IT) 장치의 고성능 소형화와 함께 가격이 더 싸져 "IT 소유구조의 민주화"에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선톨라는 1974년 병원에서 사용하는 부피가 큰 모니터를 평면 전장(電場)발광 스크린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옛 소련의 원천기술을 활용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1990년대에 반도체 업계가 초박막층 제조에 이 기술을 채택하면서 획기적 기술로 발전하게 됐다.

헬싱키공대에서 반도체물리학 분야 박사 학위를 받은 선톨라는 핀란드 국립 기술연구소인 VTT에서 일하다 민간기업으로 옮겨 연구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현재 은퇴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그는 10대 때 친구와 함께 라디오를 만들면서 물리학에 처음 관심을 갖게된 것으로 밝혔다.

그는 수상 연설을 통해 "밀레니엄 기술상을 받은 것은 (ALD) 혁신이 많은 분야에 적용돼 인류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유용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더 영광"이라고 밝혔다.

선톨라 박사는 밀레니엄 기술상과 함께 상금으로 100만 유로(12억6천900만원)를 받았다.

밀레니엄 기술상은 2004년에 만들어졌으며, 실제 생활에 이용돼 "인간의 삶의 질을 강화하는" 혁신적 기술을 찾아내 시상돼 왔다. 핀란드기술아카데미는 기술계의 노벨상을 목표로 하되 노벨상이 지나치게 틀에 박히거나 수십 년씩 이어지는 과학적 연구에 치우쳐있다는 비난을 고려해 이를 지양하고 있다.

지금까지 월드와이트웹(WWW)를 만든 팀 버너스 리, 리눅스 운영체제(OS)를 만들어 공개한 리누스 토발즈, 일본 줄기세포 연구자 야마나카 신야(山中信彌) 등이 이 상을 수상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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