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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미국선 콜옵션공시 안한 바이오젠, 행사기간 만료로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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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만 지난 17일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의사" 공시

바이오젠, 6월 행사기간 만료…당국 "위반, 콜옵션 무관"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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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김현 기자 =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위반 쟁점 중 하나인 '콜옵션 행사 공시'를 미국에선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콜옵션 행사 고지는 콜옵션 행사 기간 만료에 따른 당연한 절차라는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

21일 국내 증권 관계기관 측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젠은 이날 오전 9시까지 콜옵션 행사 관련 공시를 하지 않았다. 경영 상황을 투자자에게 알리는 공시는 사안에 따라 법적 효력도 발생한다.

바이오젠이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 행사를 공시하지 않은 점이 주목되는 이유는 콜옵션 행사가 이번 회계위반 논란의 핵심 사안이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당시 지분 91.2%를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져 지배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는 당시 종속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변경했고 기업가치를 장부가액(2905억원)에서 공정가액(4조8806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이 사실상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없는 데도 바이오에피스를 지분법 회사로 변경하는 등 고의적인 회계부정을 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논란이 불거졌다.

일단 삼성바이오는 지난 17일 바이오젠이 내달 29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국내에서 공시했다. 바이오젠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바이오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 바이오젠 콜옵션 고지는 행사 기간 만료 영향인 듯

이와 관련해 금융계에선 바이오젠의 이번 콜옵션 행사 고지는 행사기간이 만료됨에 따른 당연한 절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은 2012년 에피스를 공동 설립하면서 콜옵션 행사와 관련해 Δ에피스가 순익을 내는 경우 Δ에피스 설립 후 7개 회계연도 이내라는 두 가지 조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마지막 기회가 내달 29일이라고 설명한다.

바이오젠이 내달 29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옵션 계약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지분 44.3%를 포기한다는 것이어서 이번에 삼섬 측에 콜옵션 행사를 알린 것으로 풀이한다.

게다가 삼성바이오의 공시가 기업의 재량으로 이뤄지는 자율공시라는 점을 볼 때 미국 상장사인 바이오젠도 자율공시 사안으로 판단해 공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공시 규정이 느슨하고 기업 재량에 맡기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회계위반 논란의 키를 쥔 바이오젠이 이번 이슈에 미온적인 대응을 하는 점을 업계에서는 석연치 않다고 느끼고 있다.

◇ 바이오젠 미국 현지 공시 없고 삼성바이오 공시 시점 논란

만일 바이오젠이 추가로 미국에서 관련 공시를 했다면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그만큼 커져 삼성바이오의 회계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에 더 힘을 실을 수 있어 보인다. 삼성바이오의 공시도 논란이 한창 가열된 뒤 위반 여부를 심의하는 1차 감리위원회 종료 후 이뤄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와 이번 논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공동 전선을 편 것인지, 이번 논란에서 엮이고 싶지 않은 것인지 등에 의문을 품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의 주장과 달리 콜옵션 행사가 이번 회계위반 논란의 본질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2차 감리위원회는 오는 25일 대심제로 열린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명확히 했다고 하더라도 조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뇌물을 받았다가 돈을 돌려줬다고 해서 뇌물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ggm1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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