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일부 운용사의 ‘현대차그룹 구하기’ 시장에서 통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키움 등 2곳 찬성 방침 이례적 사전공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5곳 모두 반대 속

국내 기관에 찬성 동조 유도 목적 관측

박빙 아닌한 외국인·국민연금 구도 지속



한겨레

현대모비스 북미공장. 현대모비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찬성 의사를 이례적으로 사전에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분위기를 반전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판단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은 모비스 분할합병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지난 17~18일 잇달아 공개했다. 의결권 공시는 해마다 4월까지 직전 1년 동안 행사한 내역을 모아 한꺼번에 거래소에 내면 된다. 두 운용사도 최근 2년간 4월에 일괄신고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는 이례적이다. 특히 키움운용은 거래소에 공시하지 않은 채 언론을 통해 의견을 표명했다. 이 운용사가 지난해 열린 상장사 결산 주총에서 경영진이 제안한 안건에 대해 반대한 비율은 0.91%에 불과하다.

두 운용사의 찬성 사유는 현대차그룹의 주장과 맞닿아있다. 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안이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최적의 선택이자 합병비율도 적법하고 적절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주총에서도 시너지 창출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찬성한 바 있다.

. 업계에서는 이들의 사전 공개가 시장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대개 부담이 될 수 있는 찬반 의견을 먼저 공개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가 5대0으로 모두 반대를 권고한 시점에서 나온 찬성 표명은 국내 기관에 연대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이 자문을 받는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의 반대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운용사들의 독자적인 판단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형 운용사는 자문사 의견은 참고만 하고 펀드매니저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또다른 운용사는 기업지배구조원의 권고와 다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그런 결정의 근거가 담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국내 운용사의 선택은 주총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키움과 트러스톤의 모비스 지분은 0.1% 안팎이다. 삼성운용 등 국내 운용사 지분을 모두 합치면 3~4%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판세가 박빙으로 치닫지 않는 한 외국인(48%)과 국민연금(9.8%)의 표심이 모비스의 운명을 좌우하는 기본 구도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강성진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주주에 대한 아이에스에스 등의 영향력이 상당해 합병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