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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청와대가 올린 인스타 사진 뒤 숨겨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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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에 진짜 어울리는 별명 '식물박사'

지인들 "전국에 안 가본 수목원 없어"

히말라야서도 에델바이스 찾아 홀로 나서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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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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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 이름이 뭔지 아십니까?"

지난 17일 청와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누리꾼의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산책하던 중 손가락으로 할미꽃을 가리키자 3실장(임종석 비서실장·정의용 안보실장·장하성 정책실장)이 난감해하는 사진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산책할 때마다 꽃과 나무 이름을 묻는 통에 동행하는 이들이 진땀을 흘린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문 대통령에게 '식물 박사', '식물 도감'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임 실장의 저런 표정은 처음 본다', '식물 이름 찾기 어플을 추천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식물 박사다. 특히 야생화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전문가 수준이라고 한다. 가족·지인과 종종 야생화 산행을 떠난다. 청와대 관저에도 야생화가 지천이다.

명지대 유홍준 석좌교수는 2012년 대통령 후보 TV 찬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야생화 전문가'로 칭했다. "전국에 안 가본 수목원이 없을 정도다. 등산을 자주 하는 것도 진귀한 풀을 보기 위해서다."

고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영호 씨는 "문 대통령은 야생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자연 속에서 관찰하는 걸 즐기고 집에서 가꾸기도 한다. 꽃 이름을 꽤 알고 기억하는 꽃말도 많다"고 전했다.

책 '문재인 스토리'(2017년)에는 문 대통령의 야생화 사랑을 보여주는 일화가 실려 있다.

네팔 히말라야에 갔을 때, 문 대통령은 고산병에 걸려 힘들어 하는 일행과 달리 지친 기색 없이 혼자 에델바이스를 찾으러 다녔다고 한다.

영화 '변호인'의 실제인물 설동일 씨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부산 금정산에 올랐다가 남쪽 지역에서 보기 힘든 깽깽이 풀을 발견했다. 그러자 다음날 설 씨를 데리고 다시 산에 올랐다. 깽깽이 풀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양산 통도사 뒤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산에서 혼자 처녀치마를 보고 난 후에도 똑같이 행동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려고 사람들을 데리고 또 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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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찡찡이'와 휴식을 취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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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야생화 뿐만 아니라 동물 사랑도 유명하다.

청와대에서는 양산 사저에서 데려 온 고양이 '찡찡이'와 개 '마루', 지난해 7월 입양한 유기견 '토리'까지 3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22일 발간된 영국 잡지 '모노클'과 인터뷰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반려묘 찡찡이에게 사료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뉴스를 본다"며 "그런 다음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한다"고 말했다.

유홍준 교수는 찡찡이에 대한 일화를 소개했다.

"2007년 문 대통령의 양산 집에 놀러 간 적 있다. 현관문을 여니 마루에 죽은 쥐가 있었다. 김정숙 여사가 황급히 쥐를 치우더니 한 마디했다. '찡찡이가 남편에게 칭찬받으려고 매일 쥐를 잡아서 눈에 잘 띄는 현관 마루 앞에 놓아둬요.' 김 여사가 그런 찡찡이 마음을 아니까 문 대통령이 집에 와서 죽은 쥐를 보고 찡찡이를 불러 칭찬해줄 때까지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었다. 부창부수다."

문 대통령은 임기를 마무리하면 양산으로 내려갈 뜻을 비쳤다. 김 여사 역시 모노클과 인터뷰에서 정치 입문 의사를 묻자 "전혀 없다. 남편이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시골로 돌아갈 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창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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