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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설] 일단락 된 수사외압 논란, 문 총장 리더십 다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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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압력 행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전문자문단이 18일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검사장)에 대해 무혐의를 결정했다. 변호사와 교수 등 7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춘천지검에 대한 김 검사장의 지시는 검찰청법상 지휘 권한과 내규를 어기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당초 의견대로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외압 논란은 가라앉게 됐지만 문 총장의 리더십은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됐다.

이번 사태는 강원랜드 독립 수사단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외압 행사 의혹을 받는 검찰 고위간부들을 기소하려 하자 문 총장이 전문자문단 결정에 맡기도록 지휘권을 행사한 게 발단이다. 처음 외압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와 수사단 쪽은 이를 부당한 지시로 받아들인 반면, 문 총장과 대검 반부패부 쪽은 검찰총장으로서 정당한 지휘권 행사라고 맞섰다. 문 총장이 지난 2월 독립된 수사단을 출범시키면서 수사 보고도 받지 않고, 수사지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던 터라 논란이 이는 게 당연했다.

자문단의 결정이 문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정당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정치권의 외압과 검찰의 ‘봐주기 수사’로 국민적 불신을 사고 있는 중대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여러 차례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바 있다. 이런 사건일수록 검찰총장은 수사단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간섭하지 않는 게 합리적인 처사다. 기존의 수사심의회를 제쳐놓고 전문자문단을 새로 구성토록 한데다 ‘7명의 위원 중 5명을 대검이 추천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까지 더하면 수사지휘의 정당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국민 절반가량이 문 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부당하게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보여준다.

검찰은 지난 정권 정치권력과 한배를 타다 조직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적폐청산’ 수사와 개혁을 통해 새 출발을 하려는 마당에 다시 ‘정치권력 눈치보기’가 재연된다면 회생할 가능성조차 잃게 된다. 문 총장과 검찰 수뇌부는 국민은 물론 검찰 내부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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