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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비극의 상징된 팔레스타인 8개월 아기…사인 놓고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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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하마스의 프로파간다"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이 여론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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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신화/뉴시스】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최루가스를 흡입해 사망한 생후 8개월 된 라일라 알-간두르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아기의 몸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국기로 감싸여 있다. 척 등 추모객들이 간두르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가족들은 하루 전 14일 예루살렘 미국대사관 반대 시위 현장에서 라일라가 이스라엘군이 쏜 최루가스를 마시고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8.5.16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지난 2015년 9월 터키 보드룸 해변에서 발견된 세살박이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의 시신은 시리아 사태의 참혹성과 국제사회의 무관심을 질타하는 강력한 상징이 됐다. 그로부터 약 3년뒤인 2018년 5월 1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반이스라엘 및 반미 시위현장에서 생후 8개월된 여자아기 라일라 알 간두르가 이스라엘 군이 쏜 최루가스를 마시고 목숨을 잃었다. 라일라는 즉시 팔레스타인 사태의 비극성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라일라를 둘러싼 비극적 상황과 논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인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라일라가 이스라엘의 폭력성에 희생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스라엘 측은 팔레스타인 특히 하마스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죄없는 아이들을 총알받이로 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라일라는 지난 14일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를 성토하기 위한 팔레스타인 인들의 격렬한 시위현장에 있었다. 이날 시위로 어린이들을 포함해 6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시위 현장에서 할머니 팔에 안겨 있었던 라일라는 최루가스 때문이었는지 기침을 심하게 했고, 그로부터 수 시간 후 결국 숨졌다.

라일라가 왜 격렬한 시위현장에 있었는지에 대해, 엄마 미리암은 언론에 딸을 12살짜리인 자신의 남동생 아마르에게 맡겨놓고 시위현장에 나갔는데 남동생이 라일라를 데리고 가족들을 찾아 버스를 타고 시위현장에 왔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NYT는 엄마 미리암이 치통 때문에 시위현장에 가지 않고 집에 있었는데 남동생이 그 사실을 모르고 누나를 찾아 라일라를 데리고 시위 현장에 갔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온 가족이 시위에 참여하거나, 시위 구경에 나서가 경우가 흔하다.

14일 오후 시위 현장 인근에 세워진 텐트 안에 있던 라일라는 심하게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마르는 조카 라일라를 안고 가족들을 찾아 시위 현장 가까이 달려갔고, 거기서 라일라의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라일라를 받아든 후 최루탄이 근처에 떨어졌고, 한 시간쯤 뒤 집에 돌아와보니 아기가 숨을 쉬지 않다고 말했다. 라일라를 진단한 병원 의사들은 팔다리가 차갑고 푸른색이었다고 사망진단서에 기록했다.

다음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집권당인 파타당은 라일라의 집앞에 장례식용 텐트를 세웠고,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의 사진과 함께 라일라의 사진이 들어간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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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신화/뉴시스】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하루 전 팔레스타인인들의 항의 시위 때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최루가스를 흡입해 사망한 생후 8개월 된 라일라 알-간두르의 시신을 안은 친척 등 추모객들이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14일 항의 시위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6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2000명 넘는 사람들이 부상했다. 2018.5.16



라일라의 아버지는 15일 팔레스타인 깃발에 감싼 딸의 시신을 들고 반미,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과 함께 거리에서 시위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간두르 부부는 지난 2년새 라일라를 포함해 2명의 자식을 잃었다. 부부의 첫 자식(사망 당시 26세)은 촛불을 켜놓고 자다가 화재가 나면서 유독가스에 질식돼 사망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스라엘의 경제봉쇄로 인해 전력부족이 심각해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많이 이용하며, 그로 인해 화재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라일라의 외삼촌 아마르는 파타당 군사조직인 알 아크사 순교단 단원으로 이스라엘 군인들과 전투를 벌이다 2006년 사망했다.

이런 와중에 라일라의 사인이 이스라엘 군의 최루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가능성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 의사였다. 라일라가 최루탄 보다는 선천적으로 심장에 구멍을 가지고 태어나, 그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를 이스라엘 측이 놓칠리 없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15일 미국 유대단체들과의 전화회담에서 "팔레스타인 쪽의 노골적인 사진들이 우리에게 엄청난 해가 되고 있다. 그런 사진들은 우리 쪽 이야기를 하는걸 아주 힘들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트위터에도 라일라의 죽음과 관련해 "여러가지 의심되는 정황들을 확보했다"고 올렸다. 다음 날인 16일 이스라엘 군은 라일라의 죽음을 "하마스의 프로파간다"로 주장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15일 미국 CBS 이브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군의 발포가 불가피했다며 "만약 하마스가 그들(아이들)을 거기(시위현장)에 밀어넣지 않았더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하마스가 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그들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주장한 것은 위와같은 맥락에서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심지어 "그들(하마스)은 민간인들, 여자들, 어린이들을 다치게 하려고 사선(the line of fire)에 밀어넣고 있다. 우리는 희생자들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그들은 이스라엘에 압력을 주기 위해 희생자들을 초래하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국내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어린이들을 시위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은 네타냐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역대 정부와 정치인들, 보수파들이 항상 제기해온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아슈라프 알 키드라 가자 보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라일라에 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하면서 국제여론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를 원한다"고 반박했다.

라일라의 죽음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신경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라일라의 사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16일 현재 의사들이 시신을 해부하고 있다. 알 키드라 대변인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라일라의 사망확인서가 발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인을 둘러싼 진실이 무엇이든, 세상에 태어나 불과 8개월동안 살았던 아기는 숨져서도 편안하게 잠들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라일라는 가자 뿐만 아니라 갈등과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전 세계 남녀노소의 상징이다.

라일라의 아버지 안와르의 말은 그런 사람들의 절망적인 심정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그는 NYT에 "우리의 문제는 파타다. 우리의 문제는 하마스이다. 그리고 우리의 문제는 이스라엘이다. 신이 그들 모두를 로켓으로 날려버리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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