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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IF] 눈과 뇌를 연결하는 47가지 시각 통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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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구진이 망막과 뇌를 연결하는 47가지 시각 통로를 찾아냈다. 눈으로 본 내용을 뇌라는 TV에서 재생할 수 있는 47개 채널을 확인한 셈이다.

한국뇌연구원 김진섭 박사와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 교수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셀' 17일 자에 "생쥐의 망막을 촬영한 전자현미경 사진을 분석해 396개의 신경절 세포를 찾아냈으며, 이를 구조에 따라 47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신경절 세포는 망막에 있는 다양한 신경세포가 감지한 시각정보를 뇌로 전달한다. 이때 TV의 뉴스채널, 영화채널처럼 움직임이나 외곽선 등 특정 종류의 시각정보들을 모아 각각 다른 신경절 세포를 통해 뇌로 전달된다. 시각정보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분업을 하는 것이다.

조선비즈

각각 다른 색으로 표시된 쥐의 신경절 세포. 망막과 뇌를 연결하는 통로이다. /EyeW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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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최종적으로 이 정보들을 하나로 합쳐 전체적인 영상을 인식한다. 김진섭 박사는 "쥐는 천적의 접근을 빨리 감지해야 해서인지 사람보다 움직임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절 세포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신경절 세포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우선 생쥐의 망막 조직을 아주 얇게 잘라 단면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했다. 이후 각각의 단면 영상에 있는 신경세포들을 특정 색으로 표시하고 이를 이어 붙여 신경세포들의 3차원 구조를 재구성했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이 작업에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뇌지도 작성 온라인 게임인 '아이와이어(EyeWire)'를 만들었다. 국내 통신사 KT는 2014년 이 게임의 한국어판을 만들었다.

김진섭 박사는 "연구 결과는 온라인 가상 전시관(museum.eyewire.org)을 통해 다른 연구자들에게 공개됐다"며 "시각의 원리를 밝히는 연구뿐 아니라 녹내장 같은 시각질환의 근본 원인을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절 세포가 죽어서 시력을 잃는 병이 녹내장이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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