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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고용시장 가뭄 속… 은행권, 신규채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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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단비? 정부 코드맞추기? 디지털 뱅킹 등 인력 필요..KB 1000명 등 채용 증가
충분한 생산성 향상 없이는 희망퇴직 확대 악순환 우려..규제 압박에 눈치보기 지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만에 취업자수 증가폭이 3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무는 등 고용시장이 얼어붙자 시중은행들이 신규채용 규모를 늘리면서 취업문을 활짝 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같은 채용확대는 디지털 뱅킹 등 새롭게 바뀌는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신규수요 증가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이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정부와의 코드맞추기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시중은행들 채용 강화

16일 KB금융그룹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취업 준비생의 꿈 실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올해 채용 규모를 1000명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4차산업 혁명과 디지털 금융 시대에 대응하고 금융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빅데이터 등의 분야에서 약 100명 이상의 인력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채용 예정인원은 △은행(600명) △증권(110명) △손보(50명) △카드(55명) △기타 계열사(185명) 등이다.

또한 'KB굿잡 취업박람회' 등을 대폭 확대해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일자리 창출 확대를 위해 연 1회 개최하던 'KB굿잡 취업박람회'를 유관기관과 공동 개최를 포함하여 연 5회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KB굿잡 취업박람회 참여 기업이 박람회 기간 중 직원 채용 시 지원되는 'KB굿잡 채용지원금'을 채용인원 1인당 기존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2배 늘리고, 업체당 최대 지원한도도 기존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2배 상향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95명보다 26% 증가한 750명 규모를 채용한다. 3월부터 일반직 200명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데 이어 오는 7월에는 개인금융서비스직군 250명, 10월에는 하반기 일반직 300명을 채용한다. 하나은행도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 역시 총 750명에 이르는 상.하반기 공채를 진행한다. 조만간 지난해 채용 인원의 10배 수준인 300여명 규모의 상반기 채용을 실시하고, 하반기에도 지난해(450명)보다 더 많은 규모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역시 신규채용 인원 확대를 검토 중이다.

■정부와 코드맞추기?

전반적인 채용시장의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채용을 늘리는 것은 '디지털뱅킹'이라는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신규 인력수요 증가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빅데이터와 AI관련한 사업 등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새롭게 추진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추가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은행들의 비대면거래가 늘어나면서 점포가 줄고, 희망퇴직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처럼 신규채용을 늘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일각에서는 "충분한 생산성 향상없이 지금처럼 신규채용을 확대해나가면 결국 희망퇴직 등을 통한 구조조정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공기업의 청년채용을 늘리기 위해 희망퇴직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퇴직금 많이 줘서 10명이 희망퇴직하면 7명의 젊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며 "일반 시중은행에도 권장할 예정"이라고 밝힌만큼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고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용비리 수사로 인해 은행권 채용전반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일자리 확대'라는 정부정책에 부응하면서 이미지 개선을 시도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연초부터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기 ?문에 결국 은행들 입장에서는 눈치보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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