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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사설]與野 드루킹 특검 합의… 성역 없는 수사로 여론조작 규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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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어제 드루킹 사건 특별검사 법안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18일 함께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지난달 2일 방송법 개정안 등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으로 파행한 지 42일 만이다. 개점 휴업 상태에 빠져 있던 국회가 재가동에 나선 것은 다행스럽지만 스스로 닫은 문을 뒤늦게 여는 것인 만큼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

여야는 그동안 특검의 추천 방식과 명칭, 수사 범위 등을 두고 양보 없는 협상을 벌였다. 가까스로 더불어민주당은 야3당 발의대로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으로 수사 범위를 포괄적으로 열어 놓는 것을 수용했고, 야당은 특검법안 명칭에서 ‘김경수’ ‘대선’ 등을 빼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특검법안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다.

드루킹 사건은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으로 건전한 여론 형성을 침해하고 왜곡한 중대 범죄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그럼에도 검경은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실세인 김경수 의원이 관여된 사건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소극적 수사로 일관하다 결국 특검을 불렀다. 더구나 이 사건은 대선 댓글 조작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경찰 수사에서 대선 7개월 전인 2016년 10월부터 작년 3월까지 기사 9만여 건에 댓글 작업이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또 드루킹 측 경공모 회원 200여 명이 2016년 11월 김 의원에게 주겠다며 2700만 원의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럼에도 경찰의 미온적 수사로 김 의원의 대선 이전 통신자료는 대선 이후 1년이 지나 이미 사라졌다. 새로 구성되는 특검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여론 조작을 일삼은 드루킹 사건에 대해서는 성역 없이 대선 전후를 가리지 않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야당 역시 명확한 근거도 없이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라는 등 특검을 선거를 앞둔 정치 수단으로 악용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국회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달과 이번 달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통과된 법안은 전무했다. 20대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법안은 7000건이 넘는다. 남북 관계는 물론이고 북한 비핵화와 북-미 화해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어느 때보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렵게 정상화된 국회에서는 추경을 비롯한 각종 민생법안 처리로 모처럼 국회다운 국회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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