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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2층 희생자 살릴 수 있었다”…제천화재 구조 소홀 소방지휘부 2명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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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시뮬레이션 결과 "화재 당일 오후 4시20분까지 구조 가능"

중앙일보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부둥켜안고 슬퍼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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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이 목숨을 잃은 충북 제천 복합상가건물 화재와 관련 경찰이 소방지휘부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충북경찰청 제천 화재 수사본부는 10일 이상민(53)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53) 전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건물 2층 여자 목욕탕에 다수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원들에게 제때 구조 지시를 내리지 않고, 현장상황 파악을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다. 이 화재로 2층에서만 20명이 숨졌다.

당시 소방당국은 2층에 곧바로 진입하지 않고 LP가스통과 1층 주차장 화재 진압에 주력했다. 경찰은 이런 소방지휘부의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따지기 위해 지난달 25일 화재 건물에서 구조활동 시뮬레이션을 했다. 연막탄을 피운 뒤 구조대가 2층 비상구까지 도달하는데 걸린 시간 등을 측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조대가 비상계단을 거쳐 2층 비상구로 진입한 뒤 가장 가까운 구조 요청자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탈출하는 데 걸린 시간은 4분43초다. 2층 냉탕 쪽 유리외벽 파괴 후 구조하는 데는 8분53초가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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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에서 국과수와 소방청, 가스공사 등 요원들이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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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팀장은 화재 발생 12분 뒤인 오후 4시쯤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2층 희생자가 유족과 마지막 통화한 시간을 오후 4시17분쯤으로 확인했다. 경찰관계자는 “김 전 팀장이 현장에 도착한 직후 비상계단을 통한 구조를 지시했다면 오후 4시9분대 비상구 문을 열 수 있었을 것이고, 탈출을 유도해 더 많은 인명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의식을 잃은 뒤에도 3분 정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학계의 의견을 토대로 오후 4시20분까지는 구조가 가능했을 텐데 실제 소방 구조대가 2층 유리창을 깨고 건물에 진입한 시간은 오후 4시35분 이후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제천 화재 참사 원인을 조사한 소방합동조사단 역시 구조대가 비상계단으로 2층 진입을 시도했다면 일부를 구조했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의견을 내놨다.한편 경찰은 건물주와 건물 관리인 2명, 카운터 종업원, 세신사, 스포츠센터 소방특별조사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소방관 2명 등 총 11명을 형사입건해 검찰로 송치했다.

제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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