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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5G 투자 적신호 (下)] 주파수 경매 낙찰가 5兆 머니게임…‘승자의 저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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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 이어 시민단체 LTE 통신비 원가 공개 압력까지 3중고…전방위 공격에 이통3사 “결국 소비자에 부담 전가될 것”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과 더불어 다음 달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도 이동통신사들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균등 할당 쪽으로 노선을 정했지만, 3조2760억 원으로 책정된 경매 시작가(최저 경쟁가)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많다. 또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업체 간 경쟁으로 최종 낙찰가가 크게 올라 4G 경매 때처럼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TE 통신비 원가자료 공개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이통사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

내달 15일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머리 싸움에 돌입했다. 이번 경매에서 전국망 대역 3.5㎓의 경우 한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 한도인 ‘총량제한’이 100㎒로 최종 결정됐다. 전체 공급 폭 280㎒에서 한 사업자가 최대 100㎒ 폭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0·100·80’이나 ‘100

·90·90’ 등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는 만큼 과열경쟁은 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최저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돼 최대 5조 원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최저 경쟁가격은 3.5GHz 대역은 이용 기간 10년에 2조6544억 원, 28GHz 대역은 이용 기간 5년에 6216억으로 각각 책정됐다. 2개 대역을 합치면 모두 3조2760억 원에 이른다.

과거 사례로 볼 때 정부의 예상을 뒤엎고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4G LTE 경매를 주관했던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초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경매에선 최저 경쟁가격이 4455억 원이었던 1.8GHz 주파수는 83번의 입찰을 거치며 가격이 크게 올랐다. 결국 SK텔레콤이 최종 낙찰가격 9950억 원으로 2배나 높은 가격으로 할당받았다.

이통사들은 5G 주파수 경매 이후 연간 주파수 할당 대가가 크게 올라 이는 곧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출이 많아질수록 실적 개선을 위해 통신비를 올리거나 소비자 혜택을 줄이겠다는 얘기다. 이통사 관계자는 “5G 주파수 경매로 인해 통신사들이 부담해야 할 주파수 비용은 최소 4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통신비 인하 압박에 비싼 주파수 대가까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5G 주파수 경매로 이통 3사가 향후 5년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주파수 할당 대가는 최소 연간 39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통 3사의 내년 예상 매출액의 9.5% 수준이다. 3사는 이미 LTE 주파수 할당 대가와 전파 사용료 명목으로 매년 1조3000억 원가량을 정부에 내고 있다. 기존 주파수 할당 기간이 2021년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3년간 최소 연 1조7000억 원(5G 포함)을 주파수 사용 대가로 내야 하는 셈이다.

통신사가 내는 주파수 비용이 온전히 통신 소비자를 위해 쓰이지 않는 점도 논란거리다. 주파수 할당 대가는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편입된다. 발전기금에는 ‘통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쓰이는 곳을 살펴보면 정작 통신 분야는 뒷전이다. 지난해 두 기금의 지출 예산은 약 1조3797억 원에 달하지만 이 중 통신 이용자를 위해 쓴 예산은 15억9600만 원에 불과하다.

소외계층 통신접근권 보장, 농어촌 광대역망 구축, 사이버 폭력 예방 지원 등에 들어가는 지원비를 합쳐도 260억 원이다. 두 기금 지출 예산 전체의 2%에도 못 미친다. 두 기금의 52%(7319억 원)는 연구 지원, 10%(1368억 원)는 방송콘텐츠 지원에 집행되며 지상파 방송사 지원에도 투입된다. 정부가 주파수 대가를 통신 소비자를 위해 쓰지 않으면서 기업에만 ‘통신 복지’를 전가한다는 반발이 나오는 이유다.

원가공개 압박이 커지는 점도 이통사들로서는 곤혹스럽다. 참여연대는 조만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과기정통부에 LTE 및 데이터전용요금제 원가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다. 2G와 3G 요금 원가를 공개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다. 더욱이 참여연대는 현재 80%에 달하는 통신 이용자들이 LTE를 쓰는 만큼 LTE 원가를 근거로 통신 기본료 폐지를 재차 요구할 방침이다. 대법원의 판결은 그동안 영업 전략이나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던 통신비 산정 자료를 영업을 침해하지 않는 한 언제든 공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세계 어느 나라도 통신요금 원가를 공개하지 않는 점을 볼 때 기업의 영업 비밀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투데이/김범근 기자( nov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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