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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TF확대경] '혜경궁 김 씨는 누구?' 논란 재점화…이재명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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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혜경궁 김 씨'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일부 '친문(친문재인)' 성향 지지자들이 이재명(사진)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부인 트위터 계정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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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과정서 불거진 의혹 잠잠해졌다 다시 급부상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혜경궁 김 씨는 누구입니까?'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혜경궁 김 씨'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명(전 성남시장)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논란이 수그러드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일간지 '경향신문' 9일 자 1면 하단에는 "혜경궁 김 씨는 누구입니까?"라는 문장이 강조된 광고가 실렸다. '지나가다 궁금한 민주시민1들'이라는 이름으로 실린 이 광고는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지지자들이 돈을 모아 광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진보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카페에는 광고 후원금 모금과 진행 상황 등을 알리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친문 성향 지지자들은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향해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묻는 것처럼 "혜경궁 김 씨는 누구냐"는 물음으로 사안의 본질을 묻고 있는 셈이다.

'혜경궁 김 씨' 논란은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트위터 계정 '정의를 위하여'(@08_hkkim)는 지난달 2일 당시 경선에 출마한 전해철 의원을 비방하는 글을 올렸는데, 누리꾼들은 과거 트위터 아이디(ID)와 메일주소 등이 일치한다는 이유로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로 추론했다.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으나 이 계정에 '혜경궁 김 씨'라는 별칭이 붙었다. 대중의 관심 속에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했고, 이 후보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 수원지검이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수사당국은 트위터 본사에 관련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했으나 트위터는 이를 거부했다. 이로 인해 조사가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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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자 '경향신문' 1면 하단에 '지나가다 궁금한 민주시민 1들'이라는 명의로 "혜경궁 김 씨는 누구입니까?"라는 광고가 실리며 이목을 끈다. /신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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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성향의 지지자들이 민주당 소속 이 후보를 향해 화살을 겨누는 것은 왜일까.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후보는 지난해 대선 당시 당내 경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공세를 벌였다"면서 "물론, 지지층을 확보하고 결집하려는 목적이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의 갈등을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이 후보 측에서 경선 승리를 위해 친문계 핵심 인사인 전 의원에 대해 악의적인 비방 글을 올린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작용한다. 게다가 전 의원이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본선에 오른 이 후보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혜경궁 김 씨' 논란에 대한 신문광고로 보듯 경선 갈등의 비화 현상은 뚜렷하다.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어 '혜경궁 김 씨'의 실체 규명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매주 집회를 계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논란과 관련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생겨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차 신문광고를 하겠다는 글도 있어 해당 논란은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으로서는 논란 확산을 고심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내부 다툼이 바깥으로 번진 형국에다가 지방선거가 약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 계파간 공방이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당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혜경궁 김 씨' 논란은 경선 과정에서도 알려졌던 문제"라면서 "현재로선 당의 공식 절차대로 (경선을) 진행해서 후보가 뽑혔기 때문에 다른 상황 변화가 없으면 이 후보로 계속 간다는 게 당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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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측은 '혜경궁 김 씨' 광고와 관련해 "앞서 우리는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고 일축했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모식'에 참석했을 당시.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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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자유한국당 후보 남경필 지사에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문제는 '혜경궁 김 씨' 논란이 재점화하면서 이 후보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이다. 이미 일부 친문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이 후보를 찍느니 남 지사를 찍겠다"는 불만이 터지고 있다. 표심 이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후보 측은 이번 신문광고를 게재한 주체와 관련, 음해세력이 포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온라인상 오가는 내용을 보니, 민주당 당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와 한국당 당원 이런 분들도 같이 있을 수 있다. 반(反) 이재명이라는 이해관계가 일치한 사람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서 우리는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고 일축했다.

선거와 관련해선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보니 상대 진영에서는 네거티브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가짜 뉴스 등 유권자 판단을 흐리게 하는 행위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는 이번 선거를 정책 선거로 치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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