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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공정위 저격수들' 줄줄이 로펌ㆍ대기업으로 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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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연봉 때문인 듯…세종시 이전 기피도 한몫

YNA

고액 연봉 때문인 듯…세종시 이전 기피도 한몫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이 최근 법무법인(로펌)과 대기업 등으로 잇따라 이직하고 있다.

이직 당사자들은 고액 연봉을 약속받고 공정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연쇄 이탈에는 세종시 이전을 피하려는 내부 분위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들은 대기업들의 불공정거래 관행에 최근 전방위 조사를 벌인 `저격수'란 점에서 이들의 이직으로 공정위 조사 능력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모 공정위 서기관은 이달 초 사직하고 대기업 계열사 상무로 옮기기로 했다. 김 서기관은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유통 분야의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 등을 담당했던 베테랑 직원이다.

소비자 분야에서 오랜 조사 경험을 쌓은 지모 사무관도 대형 법무법인으로 이직하기로 했다. 이 분야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와 제재가 한층 강화되는 상황에서 지 사무관이 이탈하자 내부 분위기가 동요하는 듯하다.

공정위의 핵심 업무로 꼽히는 담합 조사를 맡은 정모 사무관도 대형 법무법인으로 옮긴다. 이 법인에는 하도급거래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조사해온 이모 사무관도 합류한다.

담합 조사를 담당해온 모 서기관은 대형 법무법인으로 옮기기로 마음을 굳히고 이직 절차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직 당사자들은 현재 급여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로펌이나 대기업에서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직원들의 잇따른 이직에는 올해 말 세종시로 청사를 옮기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공정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직원들은 주거지를 세종시로 옮기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열악한 이주 지원책 등도 공정위 사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과 로펌이 고액 연봉을 내세워 `러브콜'을 보내 유능한 인력을 쉽게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정위가 대기업 담합이나 유통업체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를 대폭 강화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이들은 앞으로 `방패막이'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예산안으로는 공정위가 벌금ㆍ과태료 수입을 올해 4천35억원에서 내년 6천43억원으로 49.88%(2천8억원)나 올렸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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