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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중국 “성공적 회담 축하” 일본 “비핵화 일정은 안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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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두고 미묘하게 엇갈리는 양국 반응

한국일보

중국 관영 CCTV는 27일 남북 정상 부부의 첫 만남을 생중계로 보도했다. CCTV 캡처


중국 신화통신 “평화체제 구축 큰 성과”

아베 일본 총리 “과거 성명과 비교후 대응”

중국과 일본은 27일 남북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추진에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전기가 될 성과라며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했지만, 일본은 비핵화 로드맵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연내 종전선언에 이은 평화협정 추진이 명기되자 루캉( 慷) 외교부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성공적인 회담 결과를 축하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남북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것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양국과 지역 내 공동이익과 국제사회의 공동기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루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한 민족인 남북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상호 신뢰를 쌓고 상호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면서 “중국은 유관 각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주요 매체들도 일제히 판문점 선언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판문점 선언 발표 직후 주요 내용을 속보로 전하면서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큰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오가며 과거 냉전시대의 산물인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면서 “이제 한반도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고 판문점은 평화의 새로운 시작점이 됐다”고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관영 CCTV도 판문점 선언 발표를 생중계로 전하면서 “두 정상이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ㆍ북ㆍ미 3자회담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중점 보도했다. 또 문 대통령이 가을에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고 5월 중 군사회담을 비롯해 각 영역에서 남북 간 대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대목도 주요뉴스로 다뤘다.

일본 정부와 언론도 판문점 선언을 전향적인 움직임이라고 환영했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과 방법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판문점 선언 발표 이후 “현안의 포괄적인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환영한다”면서도 “과거의 성명과 비교ㆍ분석해 향후 대응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의 실현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지만 북한을 향해선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를 강하게 기대한다”며 거리를 뒀다. 아베 총리는 28일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세부 설명을 들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방송인 NHK는 오전에 열린 남북정상회담 모두발언 때와 마찬가지로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는 장면을 동시통역과 함께 생중계했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NHK는 히라이와 슌지(平岩俊司) 난잔(南山)대 교수 등을 인용해 남북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기로 한 점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비핵화 일정과 방법에 대한 설명이 없어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 발표에는 완전한 비핵화가 명기돼 있지만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언급이 없다는 점, 종전선언은 남북뿐만 아니라 미국 등이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도 지적했다.

반면 이종원 와세다(早稲田)대 교수는 민영방송인 니혼(日本)TV에 출연해 “(비핵화ㆍ미사일 문제는) 결국 북미정상회담에서 결정될 문제”라며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의 첫 발을 내디딘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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