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미묘하게 엇갈린 중국ㆍ일본 반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고영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하지만 중국은 회담 개최 자체를 평가하며 한반도 문제 해결의 전기가 되길 기대한 데 비해 일본은 북한의 진정성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고 만찬 메뉴와 관련해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중국은 이날 화춘잉(華春 )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서는 역사적인 회담의 첫 순간을 봤다”면서 “중국은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디딘 것에 박수를 보내고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두 정상의 정치적 결단과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역사적인 판문점 회담을 계기로 장기적인 한반도 안정의 새로운 여정을 개척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도 온종일 회담 소식을 생중계했고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관영 CCTV는 아침뉴스를 시작으로 매시간 정상회담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고, 서울과 평양을 직접 연결해 현장 분위기도 전했다. 홍콩 봉황TV는 인터넷에 남북정상회담코너를 신설해 판문점 현지 소식을 생중계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은 특히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잡고 MDL을 넘어 남북지역을 오간 것에 대해 “종전선언에 버금가는 상징적인 일”이라며 놀라움과 찬사를 보냈다. 또 김 위원장의 국군의장대 사열, 남북 퍼스트 레이디 간 내조외교 등도 중요한 관전포인트로 제시했다.

일본 정부도 남북정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한국 정부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며 성과를 기대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정례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에서 남북의 정치ㆍ외교ㆍ국방분야 요인이 동석한 가운데 두 정상 간에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는 현실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로서는 납치ㆍ핵ㆍ미사일이라는 현안의 포괄적인 해결을 향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일본ㆍ한국ㆍ미국은 북한이 중ㆍ단거리 미사일도 포기해야 한다는 데 공통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납치와 핵ㆍ미사일 등 현안에 대해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이어질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자국 현안인 납치 문제가 걸려 있는 일본 언론도 남북 정상 간 회동을 실시간 타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NHK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출발하는 장면부터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는 장면, 국군의장대 사열 장면, 본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등 온종일 생중계를 이어갔다. 특히 회담과 기자회견 때에는 동시통역을 내보냈다.

이런 가운데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과 후쿠이 데루(福井照) 영토문제담당상은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오른 ‘독도 디저트’에 대해 “매우 불필요한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하는 등 불필요한 트집을 잡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