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중국 안 거치고 백두산 가는 날 오나"…시민 상당수 눈물도

댓글 9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직장 반차 내거나, 학습견학차 생중계 시청

"소름끼치고 눈물이 나…통일 꼭 되었으면"

"금강산 가보고 원조 평양냉면도 먹고 싶어"

뉴시스

【파주=뉴시스】배훈식 기자 =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만나는 모습을 생중계로 본 한 시민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8.04.27. dahora83@newsis.com


【인천·서울=뉴시스】홍찬선 김지은 기자 = 27일 서울광장. 대형 스크린을 통해 비춰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두 손을 굳게 마주잡았다. 모여든 150여명 시민들의 시선이 화면을 떠날 줄을 몰랐다.

광화문, 용산, 서울역, 인천공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다른 곳에 설치된 TV나 스크린에서는 남북 정상들이 만나는 장면에 관심이 집중됐다. 11년 만에 펼쳐진 역사적인 순간을 놓칠새라 바쁘게 지나가던 시민들도 잠시 발길을 멈췄다.

광화문에는 판문점이 그려진 포토존이 설치돼 많은 시민들이 사진을 찍는 등 성큼 가까워진 남북관계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시민들이 한마디를 적을 수 있는 부착판이 세워졌고 '유라시아 철도로 서울에서 파리까지',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 등의 바람이 담긴 쪽지들이 붙었다.

오전 9시30분께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땅을 밟는 순간, 인천공항 입국장 TV를 시청하던 시민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들고 TV 화면을 촬영했다. 공항 곳곳에서 내외국인들의 박수 소리도 터져나왔다.

뉴시스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된 27일 오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8.04.27. mania@newsis.com


같은 시각 광화문의 대형 스크린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마주잡자 일제히 숨을 삼켰다. 벅찬 감동에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들도 이따금씩 보였다.

맨 앞 의자에 앉아 이 장면을 지켜본 이길자(76)씨는 "두 정상의 악수를 보는데 눈물이 났다. 우리 시대에는 통일이 안될 줄 알았는데 너무 감격스러운 일"이라고 기뻐했다.

이씨는 "금강산을 가 본 적이 있는데 바위도 높고 소나무도 얼마나 아름다웠었는지 기억이 난다"며 "거기서 '자연이 좋아'라는 시도 썼었다. 꼭 다시 가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정상회담 생중계를 보기 위해 회사에 반차를 낸 직장인도 있었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광화문을 찾은 직장인 양은화(30)씨는 "김정은 하면 독재자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저렇게 말하는 장면을 보니 그도 사람이구나 싶다"며 "북한과 유화정책을 통해 앞으로도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27일 오전 서울광장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앞에서 시민들이 2018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8.04.27. taehoonlim@newsis.com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도 수백명의 시민이 TV 앞에 모여 두 정상의 만남을 지켜봤다. 캐리어를 끌고 분주히 움직이던 사람들도 시간을 쪼개 남북 정상이 함께 서서 웃고 있는 모습을 주목했다.

직장인 김모(49)씨는 "(만남 장면을) 보고 눈물이 나려고 했다"며 "중국을 통해서 백두산을 가 봤다. 평화가 정착되면 중국이 아닌 북한으로 백두산을 꼭 가보고 싶다. 양강도 호텔이 우리 여의도 호텔만큼 좋다는데 꼭 가보고 싶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순천에서 왔다는 이다빈(27)씨는 "양 정상이 같이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며 "통일이 됐으면 한다. 평양냉면의 본 맛을 꼭 평양에 가서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별관 앞에서 남북 정상 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재향군인회 회원 및 시민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하고 있다. 2018.04.27. amin2@newsis.com


남북의 간극을 좁히는 순간에 대한 감동은 전쟁을 가까이 겪은 장·노년층을 넘어 세대를 초월했다.

용산역에서 어머니와 손 잡고 이 장면을 봤다는 초등학생 장재민(12)군은 "요즘 학교에서 선생님이 남북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셔서, 북한에 여행을 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TV를 보니 (분위기가) 좋아보인다"고 답했다.

광화문에 학습차 견학을 온 중학생 김인환(14)군은 "김정은을 독재자로만 알고 전쟁이 날까봐 무서워했는데 저렇게 대화를 하니까 신기하다"며 "언젠가 차를 타고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전체를 돌아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mania@newsis.com

whynot82@newsis.com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