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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이행' 부쩍 강조… 비핵화 전망 밝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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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민족과 세계 사람들에게 큰 선물 만들어주자"

김정은 "과거처럼 (합의) 이행하지 못하는 결과보다 기대 부응하자"

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인사말하는 김정은 위원장
(판문점=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국무위원장 왼쪽은 김영철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오른쪽은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sco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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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화동과 함께한 남북 정상
(판문점=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화동으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은 뒤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 4.27 hkmpooh@yna.co.kr



(고양=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한반도 평화정착의 명운을 가를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회담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점치게 했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핵심적인 의제라 할 수 있는 비핵화는 물론 정상회담 정례화 합의 등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비핵화 성과의 '키'를 쥔 김 위원장이 적극적인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인 점은 특히나 고무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역사적인 자리에서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도 그게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좋은 결과에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더 낙심을 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기처럼 (합의가)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는 결과보다는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지향성 있게 걸어나가는 계기가 돼 (성과를) 기대하시는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자)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이행'이라는 단어를 두 차례나 써가면서 이번 회담을 지켜보는 전 세계의 기대에 부응하자고 한 것은 비핵화 관련 합의에 이르고도 서로 이를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과거 북한과 국제사회는 제네바 합의나 9·19 공동성명이라는 성과를 도출하고도 이를 이행하는 단계에서 신뢰관계가 깨지면서 원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고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이 핵실험 등을 감행하며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행하려는 노력을 방기함으로써 북핵 관련 국면이 악화했던 것을 김 위원장이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직접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평화와 번영의 북남 관계가 새로운 역사로 쓰이는 순간의 출발점에 서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을 가지고 왔다"고 말한 것도 의미가 작지 않다.

지난 보수 정권 9년간 이전보다 후퇴했던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이번 회담을 새로운 남북관계를 정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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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새 역사가 쓰이는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018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문 대통령,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북한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2018.4.27 scoop@yna.co.kr



문 대통령 역시 이러한 김 위원장의 발언에 화답하면서 회담의 전망을 밝게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국민과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이 상황을 만든 김 위원장의 용단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화도 그렇게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의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큰 선물'을 받을 대상으로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세계의 사람들'을 거론한 것은 결국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비핵화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의 원칙과 의지에 뜻을 같이한다 하더라도 이어질 북미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방법론에 진전을 보지 못하면 근본적인 비핵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취임 후 북한과 미국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해오면서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문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도 최선을 다해 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뿐만 아니라 앞으로 남북 정상 간 대화 자체를 늘려나가자는 데 양 정상이 뜻을 함께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정말 마음가짐을 잘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서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말해 문 대통령의 임기 내 추가적인 정상회담은 물론 그 이상의 회담 정례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 역시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정상회담 정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만큼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이 여기에 합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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