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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액면분할의 역사'… 몸집 줄였더니 주가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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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삼성전자 액면분할]펀더멘털 불변에도 유동성 증가 효과에 긍정… 아모레퍼시픽 액분 뒤 주가 40%↑

시가총액 320조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액면분할과 거래정지 기간(4월30일~5월3일)이 다가오면서 과거 액면분할을 통해 유동성 증가는 물론, 주가 상승을 경험했던 종목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론적으로 액면분할은 액면가를 낮춰 주식수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유동성 증가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작용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한주에 250만원인 삼성전자 주가가 50대 1의 액면분할 후 5만원 내외로 낮아지면 소액 개인투자자도 1주를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아울러 액면분할 이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별주식선물 상장이 가능해진다는 점도 호재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종목선택을 할 때 주요 고려사항인 헤지수단을 제공하면서 헤지차익거래 등 현선물거래가 원활해지는 효과도 있다.

액면분할에 따른 유동성 증가 효과는 과거 여러 차례 증명됐다. NH투자증권이 2015년 이후 유가증권 시장의 액면분할 사례 39건을 대상으로 거래정지 이전과 이후의 60일 거래량을 비교한 결과, 거래량 증가는 24건으로 나타났다. 시총 5000억원 이상인 7개사 중에선 5개사(대웅, 한미반도체, 제이준코스메틱, 아모레G, 아모레퍼시픽) 거래량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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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주의 경우 실적이 뒷받침되는 경우가 많아 액면분할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고가주 기업이었던 제일기획과 현대그린푸드(이상 2010년), 녹십자홀딩스(2011년)도 액면분할 이후 주가 및 거래량이 큰 폭으로 향상됐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변경상장 한 달 후 액면분할 결정 전보다 거래량은 124.5%, 주가는 35.2%나 뛰었다. 제일기획과 녹십자홀딩스 주가도 각각 7.8%, 10.5% 상승한 바 있다.

액면분할 당시 1주당 280만원에 거래됐던 아모레퍼시픽(2015년)도 변경상장 한달 후 액면분할 결정 전보다 주가가 40.2% 상승했다. 반면 230만원에 거래됐던 롯데제과(현 롯데지주, 2016년) 주가는 19.3% 정도 하락했다.

액면분할 전후의 주가 변화를 살펴보면 액면분할 전까지는 주가가 상승하지만 액면분할 이후에는 하락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뉴스에 사서 신주 상장일에 파는 전략이 액면분할 이벤트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해외 사례를 봐도 주가는 결국 중장기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미국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의 대장주인 애플은 1987년부터 총 4번의 액면분할을 실시했고, 항셍지수의 대장주인 텐센트는 2014년 5월 5대 1의 액면분할을 진행했다. 두 종목은 모두 액면분할 이후 장기간에 걸쳐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텐센트의 사례를 보면 단기적으로는 액면분할에 따른 유동성 증가 효과가 작용했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우호적인 업황과 긍정적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세린 기자 iwrit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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