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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week&] ‘1987’ 촬영지 찾아갈까 김광석 거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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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행주간

28일~5월 13일 추천 여행지 4곳

충북 음성 맥주 시음 후 버섯 수확

80년대 분위기 목포는 시간여행

음악창의도시 대구 무료공연 풍성

부산에선 무료버스 타고 서핑 강습

봄 여행주간(4월 28일~5월 13일)이 다가왔다. 가장 여행하기 좋은 봄날, 전국 방방곡곡에서 재미난 여행을 즐길 절호의 기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14년 봄부터 시작한 여행주간은 이제 제법 자리를 잡았다. 여행주간이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프로그램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 올봄에는 ‘TV·영화 촬영지 여행’을 주제로 내걸었다. 8개 지자체가 기획한 ‘지역 대표 프로그램’을 눈여겨 볼 만하다. 촬영 명소만 둘러볼 뿐 아니라 신록 우거진 휴양림에서 유명 가수의 노래를 감상하고, 서핑·사진·그림을 배우는 기회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4개 지역에서도 4월 26일 기준 예약 가능한 대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자세한 정보는 여행주간 홈페이지(travelweek.visitkorea.or.kr)를 참고하면 된다.

중앙일보

영화 ‘1987’를 촬영한 전남 목포 서산동 연희네슈퍼. 최근 목포시가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영화 ‘1987’를 촬영한 전남 목포 서산동 연희네슈퍼. 최근 목포시가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사진 목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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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 - 당일치기·1박2일 여행 상품

공장 2155개가 몰려 있는 공업도시 충북 음성이 최근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맥주공장, 제약회사를 둘러보는 ‘팩토리 투어’가 뜨면서다. 이번 여행주간에는 음성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둘러보는 여행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충청북도, 한국관광공사가 여행사와 협업해 선보인 상품이다.

‘맥주 한 잔, TV 한 컷 당일여행’은 서울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여행상품이다. 가장 먼저 음성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을 찾아간다. 드라마 ‘용팔이’ ‘함부로 애틋하게’를 여기서 촬영했다. 고즈넉한 매력의 성당은 역사도 깊다. 1896년 프랑스인 임가밀로 신부가 설립했는데 위기도 많았다. 일제 강점기 때는 신사로 바뀔 뻔했고, 한국전쟁 때는 북한군의 진지로 쓰였다. 성당 박물관에서 관련 역사를 볼 수 있다.

중앙일보

외관이 근사한 충북 음성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양조장. [사진 K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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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들른 뒤에는 맥주공장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KCB)로 간다. 편의점에서 파는 흔한 맥주가 아니라 개성 강한 크래프트맥주를 여기서 만든다. 해운대맥주가 대표 상품이다. KCB에서는 맥주 제조공정을 보고, 여러 종류의 맥주를 시음한다. 이어 영농조합 ‘착한농부들’ 농장을 찾아가 노루궁뎅이버섯 따기 체험을 한다.

중앙일보

여행주간 충북 1박2일 여행 코스에 포함된 증평 좌구산휴양림. 5월 4일 옥상달빛이 이곳에서 공연을 한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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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여행상품은 2종류다. 음성·제천·충주 코스가 있고, 증평까지 들르는 코스도 있다. 제천 수제맥주 공장 뱅크크릭브루잉, 영화 ‘박하사탕’에 나온 충주 삼탄역, 증평 좌구산휴양림 등을 들른다. 상품을 기획한 허영미 로망스투어 대표는 5월 4일 출발하는 1박2일 코스를 추천했다. “여행주간 특별기획으로 공기 좋은 좌구산휴양림에서 숙박을 하고 그룹 옥상달빛의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일 상품은 2만7600원, 1박2일 상품은 7만원. 홈페이지(romancetour.co.kr) 참조.

전남 목포 - 영화 ‘1987’에 나온 골목

중앙일보

영화 ‘1987’를 촬영한 전남 목포 서산동 연희네슈퍼. 영화 흥행 뒤 방문객이 급증하자 목포시가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사진 목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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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는 ‘로맨틱 시네마’를 주제로 내걸었다. 영화 ‘1987’의 촬영지인 목포 서산동 일대를 돌아보며 시간여행을 떠나는 컨셉트다.

영화 ‘1987’에서 김태리(연희)가 살던 ‘연희네슈퍼’는 서울 연희동이 아니라 목포 서산동에서 촬영했다. 목포항에서 가까운 유달산 자락 마을이다. 일제 때 건물부터 70~80년대 분위기의 가게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장일례 목포시 관광과 주무관은 “영화 흥행 뒤 방문객이 하루 수백명으로 늘자 슈퍼 주변을 80년대 분위기로 꾸미고 문화관광해설사를 배치했다”며 “여행주간을 맞아 포토존을 설치하고, 80년대 의상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연희네슈퍼 안에는 80년대 과자가 전시돼 있고, 인근 백양세탁소 앞에는 초록색 스텔라 택시가 서 있다. 슈퍼 뒤쪽에는 일제 때 쓰였던 방공호도 있는데 일반인이 들어가 볼 수 있게 조명을 설치했다.

중앙일보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진 목포 서산동 시화골목. [사진 목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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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네슈퍼를 둘러본 여행객은 보통 시화골목까지 걷는다. 목판에 새긴 시화 작품을 설치한 골목이다. 서산동과 어울리는 고깃배, 물고기 그림이 정겹다. 시화골목 입구에 자리잡은 ‘다순구미 다방’도 들러보자. 다순구미는 서산동과 이웃한 온금동을 일컫는 옛 지명이다. 다방은 예스러운 분위기의 찻집으로, 지역 주민인 할매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준다. 목포 명물 못난이빵이 커피와 궁합이 좋다.

시화골목을 둘러본 뒤 보리마당에 올라가면 앞으로는 다도해, 뒤로는 유달산이 보인다. 여행주간을 맞아 보리마당에서 무료 버스킹 공연도 펼쳐진다. 4월 28일, 5월 5일, 5월 12일 오후 2~4시에 진행된다.

대구 - 버스킹부터 오페라까지

대구는 여행주간에 도시 곳곳이 아름다운 선율로 물든다. 2017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된 도시답다.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촬영지를 주 무대로, 다양한 공연이 이어진다. 중요한 사실. 모든 공연이 무료다. 편안한 야외공연장에서 자유롭게 관람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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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광석의 고향, 대구에서는 그를 추억하는 공연이 열린다. 오는 5월 6일 김광석콘서트홀에서 김광석의 히트곡과 클래식 명곡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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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오 마이 비너스’ ‘파랑새의 집’ 등을 촬영했다. 주요 촬영지 중에는 중구 근대골목이 많은데 야외공연에 어울리는 근사한 장소가 많다. 대구 중구는 한국전쟁 통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아 문화유산이 잘 보존돼 있다. 100년 넘은 교회와 성당부터 서문시장, 김광석거리와 대구 향교 등이 근대골목 여행 코스에 있다.

이달 28일 오후 2~3시 30분, 청라언덕에서는 클래식 공연이 진행된다. 100년 전 기독교 선교사들이 생활하던 주택과 정원이 어우러진 곳으로, 3·1 운동의 주 무대이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가곡인 ‘동무생각’을 기념하는 노래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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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는 수성못을 비롯한 야외공연장에서 무료 공연이 많이 열린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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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오후 6~8시에는 구 제일교회에서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봄밤과 어울리는 소프라노·테너 가수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오보에·트럼펫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5월 6일 오후 1~3시, 김광석 콘서트홀에서는 고 김광석의 히트곡을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공연한다. 5월 11일에는 수성못에서 가수 요조가 출연하는 공연이 이어진다.

아이와 함께 하면 좋은 이벤트도 있다. 낙동강변 디아크문화관 앞마당에서 슈팅라이트 날리기 행사가 열린다. LED로 만든 팔랑개비를 밤하늘에 날리는 이벤트다. 첫 번째 행사는 신청이 마감됐고, 5월 5일 오후 6~8시 진행되는 두 번째 행사는 5월 2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부산 - 해운대 말고 일광해수욕장

부산은 동부산권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여행주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는 기존 시티투어버스와 코스가 다르다. 동부산권에서도 영화와 TV 드라마에 나온 명소를 집중적으로 찾아간다. 석진숙 부산관광공사 국내관광마케팅팀장은 “2016년 일광역까지 가는 광역전철이 개통된 뒤 기장군을 찾는 젊은 여행객이 늘고 있다”며 “부산 도심이나 해운대보다 덜 알려졌지만 한적한 해변과 최근 생긴 매력적인 카페가 많다”고 설명했다.

버스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출발해 일광해수욕장까지 8개 관광지를 들른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나온 달맞이길, 영화 ‘변호인’ ‘해운대’에 나온 청사포, 영화 ‘찌라시’에 나온 죽성성당,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 나온 일광해수욕장이 대표적이다. 버스는 하루 세 차례 운영하며, ‘스토리 캐스터’가 탑승해 지역마다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요 촬영지에서 촬영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경품도 준다. 특급호텔 숙박권, 요트 탑승권 등 쟁쟁한 경품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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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명소인 부산 송정해수욕장. 여행주간에는 서핑 강습을 평소보다 저렴한 5만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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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차창으로 구경만 하는 여행은 지루하다. 부산시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한 이유다. 수제 맥주 제조 체험은 이미 마감됐지만 다른 프로그램은 아직 신청할 수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서핑 명소인 송정해수욕장에서는 100분 동안 서핑을 배워볼 수 있다. 여행주간 할인이 적용돼 강습료가 5만원(정가 6만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밖에 핸드드립 커피 수업, 스마트폰 카메라 사진 강습, 켈리그라피(손글씨) 투명엽서 제작 체험도 있다. 서핑을 제외한 모든 체험 프로그램 참가비는 5000원이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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