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25일까지 금액 기준으로 외국인은 삼성전기(009150)(2390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삼성물산(028260)(2149억원), 현대차(005380)(1668억원), 신한지주(055550)(1304억원), NAVER(035420)(1172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고, 존속 현대모비스의 직속 자회사가 될 현대차가 추가로 배당성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엘리엇 어드바이저와 같은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삼성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대 주주이기 때문에 명실상부하게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이라며 “자회사 지분율 등을 고려할 때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이에 따른 자회사 가치도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주주환원정책이 가속화된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물산은 2017년부터 3년간 주당 배당금을 2000원씩 지급하는 3개년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현재 보유 중인 13.8%의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정책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 NAVER, 신한지주 등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 순매수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인 MLCC와 관련해 일본 경쟁사의 생산 중단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일본 무라타(Murata)가 일부 MLCC 제품을 2020년 3월까지만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외국인 순매도도 이 무렵에 집중됐고 삼성전기의 외국인 지분율은 역대 최고치인 24%대로 확대됐다.
NAVER의 경우 신사업 투자 확대로 1분기 실적이 저조했지만 올해 포털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AI(인공지능) 등 신사업 수익기반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외국인은 이달 2일부터 25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8817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를 돌파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순매도 금액은 2조원에 달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연 3% 돌파는 ‘채권 강세장 종료'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숫자로 인식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 축소(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는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한달여만에 삼성전자(005930)주식 9444억원 어치를 순매했다. 이어 셀트리온(068270)(5229억원)가 순매도 2위를 기록했다.
김유정 기자(ky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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