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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외국인, 삼성물산 현대차 등 지배구조 개편株는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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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외국인이 최근 나흘간 한국 증시에서 2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지배구조 개편주인 삼성물산과 현대차는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호전이 예상되는 삼성전기와 신한지주 등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랐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25일까지 금액 기준으로 외국인은 삼성전기(009150)(2390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삼성물산(028260)(2149억원), 현대차(005380)(1668억원), 신한지주(055550)(1304억원), NAVER(035420)(1172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고, 존속 현대모비스의 직속 자회사가 될 현대차가 추가로 배당성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엘리엇 어드바이저와 같은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삼성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대 주주이기 때문에 명실상부하게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이라며 “자회사 지분율 등을 고려할 때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이에 따른 자회사 가치도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주주환원정책이 가속화된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물산은 2017년부터 3년간 주당 배당금을 2000원씩 지급하는 3개년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현재 보유 중인 13.8%의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정책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 NAVER, 신한지주 등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 순매수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인 MLCC와 관련해 일본 경쟁사의 생산 중단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일본 무라타(Murata)가 일부 MLCC 제품을 2020년 3월까지만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외국인 순매도도 이 무렵에 집중됐고 삼성전기의 외국인 지분율은 역대 최고치인 24%대로 확대됐다.

NAVER의 경우 신사업 투자 확대로 1분기 실적이 저조했지만 올해 포털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AI(인공지능) 등 신사업 수익기반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외국인은 이달 2일부터 25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8817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를 돌파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순매도 금액은 2조원에 달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연 3% 돌파는 ‘채권 강세장 종료'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숫자로 인식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 축소(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는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한달여만에 삼성전자(005930)주식 9444억원 어치를 순매했다. 이어 셀트리온(068270)(5229억원)가 순매도 2위를 기록했다.



김유정 기자(ky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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