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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제일 좋은 것으로 2개”… 이명희, 비서실서 해외지점에 구매 지시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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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대한항공 비서실을 통해 해외에서 물건을 구입해 보내라고 지시하는 이메일이 공개됐다.

이 이사장이 비서실을 사적으로 활용하고, 관세나 운송비 등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정황이 담겨 있어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25일 익명의 대한항공 직원이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2009년 대한항공 비서실은 한 해외지점 지점장에게 “사모님 지시사항 전달”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 메일에는 “제일 좋은 것 2개를 구매해서 보낼 것” “제품 카탈로그를 보낼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어 “유선상으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비서실 (이름) 드림”이라고 돼 있다.

대한항공 비서실이 나서서 이 이사장이 지시한 물건을 사 보내라는 공문을 보낸 셈이다.

이날 대한항공 직원 등 1000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익명 제보방에도 이와 관련한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는 “사모님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DYS(비서실)에서 해외 지점장들에게 이메일을 돌린다”며 “그러면 현지에서 서베이(조사)해 사진을 첨부해 보고하고, 지점장이 직접 가서 회사 카드로 긁고, 핸드캐리(사람이 직접 운반)가 안되면 사내정산 빌(영수증)을 끊어 보낸다”고 증언했다.

대한항공이 총수 일가의 물품을 다루는 방법과 관련해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전달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함께 공개했다.

2008년 대한항공 비서실은 해외 지점장 측에 ‘KKIP ITEM H/D 관련 유의사항 재강조(지시)’라는 제목의 메일을 발송했다. ‘KKIP’는 조 회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총수 일가를 지칭하는 내부 코드다. ‘H/D’는 핸들링을 의미한다. 총수 일가의 물품을 다룰 때 지켜야 하는 지침을 전달한 것이다.

문건에 따르면 비서실은 “KKIP ITEM 운송 시 Handling 관련 유의사항을 아래와 같이 재강조 하오니 국내외 지점장은 유념하여 부적절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공개된 제보 등을 종합하면 조 회장 일가가 해외지점을 통해 물건을 구매해 국내로 들여왔고 이 과정에서 비서실 등 대한항공 조직을 활용했음을 알 수 있다. 구매비용과 관세, 운송비 등을 제대로 납부했는지 관련 당국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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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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