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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월드이슈] 바람 잘 날 없는 아베정권… 이번에는 '카바레 요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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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과학상, 관용차 타고 업무시간 업소 찾아 / 아소 이어 前 문부상도 구설수 / “日 언론, 국가 망치기 위해 존재”

세계일보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말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의 ‘사학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재무성 차관의 성희롱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문부과학상의 ‘카바레 요가’ 논란이 불거졌다.

25일 발간된 ‘주간분슌’(週刊文春)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은 지난 16일 오후 2시30분쯤 전직 성인비디오 배우가 경영하는 도쿄 내 ‘개인실 요가’ 업소를 방문했다. 그는 의원 배지를 뗀 채 관용차를 타고 이 업소에 갔으며, 2시간 뒤 대기하던 관용차를 타고 돌아갔다. 이 업소는 개인실에서 성인잡지 모델 출신 등 강사가 일대일로 요가를 지도한 뒤 오일 마사지를 해 주는 곳으로, ‘카바레 요가’로 불린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세계일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문부과학상이 25일 도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성인비디오 배우가 경영하는 ‘개인실 요가’ 업소를 방문한 일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하야시 문부과학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5∼6년 전부터 다니던 곳으로, 일반적인 요가 지도와 지압 마사지를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공용차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공무와 공무 중간에 사용한 것이므로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낮은 근무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생각이 짧았다”며 “국회가 긴박한 상황에서 혼란을 초래했다”고 사죄했다. 그가 업소를 방문한 날은 국회에서 야당들이 아베 총리의 친구가 운영하는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아베정권을 거세게 추궁했던 때다.

이번 논란은 아베정권에 추가 악재가 될 전망이다. 아베정권은 사학법인인 모리토모학원과 가케학원이 특혜를 받는 과정에 아베 총리 부부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학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여기에 방위성의 문서 은폐 사실이 드러나 국민의 실망감을 키웠다. 최근에는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재무성 사무차관이 여기자를 성희롱했다는 의혹으로 사임했다.

하지만 아베정권 주요 인사들은 긴장감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후쿠다 차관의 사임과 관련해 “함정에 빠졌다는 의견도 있다”며 그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야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전직 문부과학상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중의원 의원은 최근 한 강연에서 “숨긴 녹음기로 얻은 것을 TV 방송국의 사람(피해 여기자)이 주간지에 파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에서는 범죄라고 생각한다”며 피해자를 범죄자 취급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해당 발언을 철회했다. 그는 “일본 언론은 일본 국가를 망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닌가 최근 생각하고 있다”고도 말해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으로부터도 “언론의 중요한 업무인 권력 감시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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