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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종합]임현정, 피아노콩쿠르 심사위원 사퇴…적폐청산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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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피아니스트 임현정(32)이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심사위원직을 3일 만에 스스로 사임했다. 심사 과정이 불합리했다는 이유에서다.

임현정은 23일 페이스북에 "콩쿠르가 얼마나 비예술적일 수 있는지 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글에 따르면 임현정은 최근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심사위원을 맡아 6명의 결선 진출자를 뽑을 때까지 심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악보 전부를 연주하는 최소한의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여러 번 실수를 한 경연자가 결선에 진출했다"면서 "개인적 도덕심으로는 절대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토로했다.

더욱 경악한 것은 이 경연자가 콩쿠르 심사위원장의 제자였다는 사실이라고 폭로했다. 이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은 투표할 권리가 없었으나 "직업 윤리상 애초 당시부터 그런 출전자의 서류를 허락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임현정은 직업 윤리상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들 사이에 존재하는 친밀감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콩쿠르에서는 "심사위원들과 심사위원장과의 친밀함에서 그들이 받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압력의 위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임현정은 "이 세가지 부당한 이유로 인해 깊은 슬품과 함께 사직서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그녀는 문제의 콩쿠르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이후 온라인에서 관심이 쏠리자 임현정은 소속사를 통해 "본 콩쿠르는 국제 피아노 콩쿠르이며 콩쿠르 명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최근 종료된 콩쿠르로 알려졌다.

다만 임현정은 "페이스북에 소감을 올린 이후 한국에 계신 많은 팬들과 학부모, 학생들로 부터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그동안 이러한 부당한 문제들이 많이 쌓여 있었음을 느꼈다. 음악만을 바라보고 정진하는 많은 분들에게 응원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콩쿠르 전체를 매도하는 것이 아닌, 일부 콩쿠르 결과에 대해 학생들이 좌절하지 말고 힘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응원으로 봐달라"고 부연했다.

임현정은 클래식계 '유튜브 스타'로 통한다. 2009년 벨기에 바젤에서 열린 쇼팽과 라흐마니노프의 연습곡 전곡 연주회에서 앙코르곡으로 택한 '왕벌의 비행'이 유튜브에서 주목 받았다. 이후 거장 피아니스트들인 아시케나지, 폴리니 등이 소속된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해리슨 패롯과 계약했다. 정경화, 사라 장, 장한나, 임동혁에 이어 115년 전통의 클래식 레이블인 'EMI 클래식'과 음반계약을 맺기도 했다.

클래식음악계에서는 국제적인 명성의 음악가 지원이나 유명 콩쿠르 수상이 성공의 발판으로 여겨지는데, 임현정은 파격적인 데뷔 경로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인 연주자 중 처음으로 빌보드·아이튠스 클래식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6년에는 프랑스 출판사 알방 미셸을 통해 음악과 영성에 관한 에세이집 '침묵의 소리'(Le Son du Silence)를 펴내 주목 받았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낸 출판사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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