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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조사 한계 인정한 옴부즈만위원회…삼성전자 "후속조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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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옴부즈만위원회 "반도체 작업환경과 발병 인과관계 못 찾아"

삼성전자, 추적시스템 마련 등 옴부즈만의 권고안 수용

뉴스1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는 25일 서울대 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종합진단 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내부 재해관리시스템에 대한 종합진단 결과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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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삼성전자가 25일 옴부즈만위원회의 권고안에 대해 "장기간의 연구와 진단을 통해 제시한 제안을 충실히 검토해 세부적인 후속조치를 마련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옴부즈만위원회의 추가적인 향후 활동에도 성실히 협력해 더욱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의 백혈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위원장 이철수)는 이날 화학물질 공개와 재발방지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반도체 작업환경과 질병의 인과관계에 대해선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철수 위원장(서울대 법대 교수)은 이날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종합진단 보고회를 열고 "대국민 기업신뢰도와 기업이미지 조사 결과, 삼성전자가 근로자 건강·안전문제 및 조직 소통능력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는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고안도 제시했다. 위원회는 "삼성전자는 선도적 기업체의 건강·안전·환경 관련 위험 관리사례를 지속적으로 벤치마킹하고, 근로자 및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위원회는 삼성전자에 사용하는 화학물질 리스트를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공개의 문제와 관련해 기업의 영업비밀 남용을 제한하기 위해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제도개선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전산업적 성격의 위원회를 통해 화학물질의 정보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논의가 근로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안전보건상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아울러 삼성전자에 화학물질의 정보공개와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에서 근로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근로자가 외부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라고도 권고했다.

질병의 인과관계를 추적할 수 있는 장기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위원회는 "향후 반도체 공정과 질병 발생 간의 관련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장 재직자뿐만 아니라 퇴직자 및 보상대상자를 포함한 코호트(특성 공유집단)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 2차 자료와 연계해 작업환경 유해인자 노출과 특정 질병 발생 및 사망 위험 간의 관련성을 장기적으로 추적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위원회는 이날 2년여에 걸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작업장의 환경과 작업 환경과 백혈병 등 질병 간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위원회는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질병 발생의 연관성과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암과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뇌종양, 유방암 및 자연유산과의 연관성에 대한 통합요약값(표준화발생비 및 표준화사망비)도 산출했다. 그러나 "통계의 유의성 및 연구 간 이질성 등의 문제로 반도체 근로자들과 상기 질병 간의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했다. 다만 조사 결과의 한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이철수 위원장(서울대 법대 교수)은 "조사결과의 한계는 분명 있다"며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고 다만 그 대안은 '코호트'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최근 3년간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업장별 유해인자(물리·화학적 인자, 분진 등) 불검출률은 기흥/화성 79.9%, 온양 71.6%, 아산 73.0%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검출된 유해인자 중 법적 노출허용기준의 10%를 초과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웨이퍼 제조 포토(PHOTO) 공정에서 사용되는 감광액 용액 중 벌크시료 54개를 선정해 25종의 유해화학물질 검출여부를 직접 분석한 결과 벤젠, 에틸렌글리콜류 등 16종은 불검출됐다"고 했다. 특히 "톨루엔, 크레졸-오쏘 등 9종의 물질이 검출됐지만 검출된 물질은 극미량 수준의 농도이므로 인체 유해성 판단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지보수 작업 환경과 관련해선 "정상 작업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유지보수 작업 시의 공기 중 화학적 유해인자 및 전자파 노출을 직접 측정한 결과 대부분의 유해인자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검출된 경우에도 노출기준 대비 극미량 검출됐다"고 했다.

방사선 설비 관리 실태와 방사선 피폭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에 대해선 "'원자력안전법'의 안전관리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방사선 설비 주변에서의 작업자의 기대피폭선량을 계산한 결과 일반인 선량한도인 연간 1 mSv를 넘는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옴부즈만 위원회는 삼성전자,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2016년 1월12일 합의한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조정합의조항'에 따라 구성된 독립적 기구다. 삼성전자의 사업장 내부 재해관리시스템 강화활동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산업보건,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법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번 종합진단은 조정합의서에 따라 Δ작업환경 중 유해인자 관리실태 평가 Δ작업환경의 건강영향에 대한 역학조사 Δ종합건강관리체계 점검 Δ재해예방을 위한 사업장 미래전략 연구 Δ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공개와 안전보건관련자료 보관에 관한 연구의 5개 주제로 나뉘어 실시됐다.

이철수 위원장은 "옴부즈만 위원회의 활동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삼성전자 내부 재해관리 체계가 구축되고, 나아가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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