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1 (금)

북ㆍ중, 주한미군 철수 싸고 미묘한 입장 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 폼페이오 방북 때 철수 요구 안해

일본 언론 “중국이 불만 표시” 보도

“시진핑 방북 타진도 북한이 거절”
한국일보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6일 베이징 인미대회당에서 열린 연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를 둘러싼 북한과 중국 간에 입장 차이가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접촉 과정에서 미국에 주한미군 철수를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 데 대해 중국 측이 불만을 표했다는 것이다. 또 이런 이견 때문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미 정상회담 전 방북을 희망했으나, 북한이 거절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1953년 체결된 휴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되면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주축인 유엔군의 역할도 없어진다고 보고 있다. 논리적으로 주한 미군도 철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달 초 극비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고, 한국 대북특사단에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년 규모로 진행될 경우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사히신문은 북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대화가 결렬될 경우 미국의 군사 행동을 막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모순적 태도에 대해 “미중 양국을 의도적으로 경쟁시켜 자신에게 유리한 국제 환경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또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시 주석 방북을 타진했으나 북한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을 요청했고, 이후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이런 의사를 전달했으나 북측은 “북미 정상회담을 우선적으로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한반도경제포럼’에서 “북한 핵 폐기가 진전을 이루고 평화체제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중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사는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이 중국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중국은 한미동맹과 관련한 한국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