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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韓 시계시장 성장세, 세계 평균보다 8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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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국은 세계 평균보다 매출이 8배나 빠르게 성장하는 중요한 시장입니다."

지난해 럭셔리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뒤 처음 한국을 찾은 조지 컨 CEO는 지난 24일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컨 CEO는 브라이틀링의 중요 시장인 한국을 챙기기 위해 다른 지역에 들르지 않고 스위스에서 곧장 날아왔다. CEO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내비타이머8' 컬렉션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컨 CEO는 "올 1분기 브라이틀링의 한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나 성장했다"면서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성장률이 10%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이 얼마나 큰 시장인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컨 CEO는 럭셔리 시계 업계에서는 유명 인사다. 2002년 36세 젊은 나이로 시계 브랜드 IWC의 수장이 됐기 때문이다. 스위스 럭셔리 그룹인 리치몬트그룹 내 최연소 CEO였다. 그런 그가 지난해 7월 사임 소식을 밝히자 업계가 술렁였다. 그의 다음 행보는 브라이틀링 CEO였다. 회사에 직접 지분 투자도 했다.

컨 CEO는 취임 이후 브라이틀링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쿨(cool)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새 광고 이미지를 보여주며 '쿨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전략을 살짝 공개했다. 이미지에는 유명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편안한 복장을 하고 무심한 듯 서 있는 모습이 시계와 함께 매치돼 있었다. 컨 CEO는 "브라이틀링은 격식을 차린 딱딱한 브랜드가 아니다. 현대적이면서 릴렉스한 느낌이 있는 브랜드"라면서 "피트가 광고 촬영 때 입은 의상도 편안한 레저 복장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톰 포드나 칼 라거펠트처럼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트렌드세터(트렌드를 주도하는 사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이틀링이 럭셔리 시계 업계에서 '쿨함'을 무기로 트렌드세터가 되겠다는 의미다. 국내에는 아직 없지만 해외 부티크 매장을 로프트 같은 느낌으로 꾸민 것도 '쿨함'을 표현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는 "우리 브랜드는 젊음(young)과 도시적인(urban) 느낌을 지향한다"면서 "오늘도 넥타이를 매지 말았어야 하는데 인터뷰라 착용했다"고 농담을 건넸다.

최근 시계뿐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들은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하며 젊어지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젊은 브랜드를 지향하는 브라이틀링도 다양한 주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컨 CEO는 "개인적으로 가장 쿨하다고 생각하고 역사가 긴 모터사이클 회사인 노턴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면서 "쿨하고 섹시하면서 젊은 스피릿을 반영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노턴 외에 해양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비정부기구(NGO) 오션컨서번시와도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젊은층과 소통 접점을 확대해 가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 그는 "온라인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트렌드"라면서 "홀세일(도매), 리테일(소매), 이커머스 등 모든 채널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시계를 살지 결정하는 과정에는 수개월이 소요되지만 실제 구매 결정은 어느 일요일 오전 6시에 갑자기 이뤄질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럭셔리 시계 브랜드가 저마다 최고 사양을 지향하며 더 까다로운 기술을 더하는 데 노력하고 있지만 브라이틀링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컨 CEO는 "많은 시계 브랜드가 투르비옹(오토매틱 무브먼트 시계에 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이나 퍼페추얼 캘린더(윤년까지 감안해 달과 날짜, 요일을 알려주는 달력 기능) 같은 세부 기능을 강조하는데 우리는 그들과 다른 세그먼트에서 플레이한다"면서 "우리 지향점은 그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브라이틀링은 일상에서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스포티한 느낌의 시계"라면서 "전문가들을 위한 장비 시계는 아예 따로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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