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 ‘흔들’…불안정한 상황 악화 전망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란 핵협정’을 둘러싼 국제 핵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는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이 이란 핵무기 개발 중단을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체하기로 한 협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협정을 “최악”이라고 부르며 내달 12일 시한인 대이란 제재 유예를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 협정 ‘폐기’ 대신 ‘수정안’을 제안한 상태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핵협정 폐기를 선택한다면 크게 5가지 분야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CNN머니는 보도했다.
[사진=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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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운전자 = 이란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4위 규모다. 천연가스는 전 세계 매장량의 5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의 원유 수출에 제재가 가해진다면 국제 공급에도 영향을 미쳐 원유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올 들어 유가는 14% 올랐다. 미국 가스 가격은 전국 평균으로 갤런당 2.75달러 수준까지 뛰었다. 헤지아이 리스크 매니지먼트 수석 에너지정책 분석가 조 맥모니글은 “유가가 오르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 때문”이라며 “엄청난 양의 석유가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 보잉과 에어버스 = 세계 최대 항공기업체 보잉은 대이란 제재가 해제된 후 이란과 80억달러 규모의 제트기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첫 번째 제트기는 올해 이란에 전달될 예정이다. 보잉은 이런 항공기 판매가 미국 내 수많은 일자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10만명의 보잉 직원이 이와 연관돼 있다.
보잉은 물론 라이벌 회사인 에어버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에어버스는 이란에 10억달러 규모 제트기 100대를 팔기로 했다. 에어버스는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미국이 이란 제재에 나선다면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GEㆍ폭스바겐ㆍ토탈(Total) = 이란 내에서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은 중국 국영 석유기업 CNPC와 2억달러 규모의 이란 사우스파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GE는 석유ㆍ가스 부문 수주로 지난해 이란으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독일 폭스바겐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에서 자동차를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 항공ㆍ호텔업체 = 여행 관련 업체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가 완화된 후 이란을 주요 관광지로 만드는 데 힘썼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와 루프트한자 등 유럽 항공사는 이란 직항을 도입했다. 프랑스 아코르는 지난 2015년 이란에서 문을 연 최초의 국제 호텔 체인이었다. 스페인의 멜리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로타나도 이란에 호텔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란 경제 = 이란은 최근 몇 년간 경제 성장에 나섰지만, 그 속도는 더딘 상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수잔 말로니는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불이익을 포함해 미국의 제재가 2015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다면 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미 경고음도 울리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이란의 리알화는 달러 대비 하락했다. 통화 가치는 지난해보다 약 3분의 1 떨어졌다. 경제에 대한 불만은 지난해 큰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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