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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남성 사기 올려줄 여성 뽑아요" 중국 알리바바의 황당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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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등 최대 인터넷 기업들, 성차별에 외모 부각 구인광고

인권단체 "中기업 수준 보여줘"

조선일보

중국 기업 알리바바는 미녀들을 내세우고‘이들의 동료가 되길 원하시냐’라는 문구의 구인 광고를 올렸다. /웨이보 캡처


'남성 개발자의 사기를 북돋워줄 여직원을 모집합니다.'(알리바바)

'이 회사에 입사한 건 여성 면접관과 인사부 직원이 예뻐서였습니다.'(텐센트)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들의 구인 광고에 등장한 문구들이다. 남성 지원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동료 여직원의 성적 매력만을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3일 2013~2018년 게재된 중국의 온라인 구인 광고 등 3만6000건을 분석, '중국:오직 남성만 뽑습니다'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HRW는 "중국 정부는 물론 세계적 수준이라는 중국 기업들도 시대착오적인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 인터넷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지난 1월 소셜 미디어 광고에 노출이 심한 복장으로 도발적 포즈를 취한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이들은 당신과 동료가 되길 원한다. 당신도 원하나'란 문구를 실었다. 동영상에선 알리바바 직원으로 소개된 여성들이 관능적인 폴댄스를 추거나 한가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나는 기술직 남자가 좋아요"라며 웃는다. 이 회사는 2015년엔 '아오이 소라(일본 포르노 배우)를 닮으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광고를 냈다.

중국 시총 1위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2016년 미국 법인 구인 광고에선 남성 직원이 '텐센트에 들어온 것은 동물적 본능에 끌려서다. 인사부 여직원과 면접관들이 매우 예뻤다'고 했다. 휴대폰 제조업체 화웨이도 2015년 '흰 피부에 부유하고 아름다운 (동료)여성과 결혼해 인생 좀 펴보겠느냐'는 소셜 미디어 광고를 올렸다.

HRW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정부기관 구인 광고 중 '남성만 지원 가능' '남성 우대'를 명기한 경우가 전체의 19%였고, '여성 우대'를 표기한 경우는 단 한 건뿐이었다.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는 "주말과 연휴에 일할 수 있고 야근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며 "남성만 지원하라"고 했다. 여성 구인엔 업무와 무관한 외모 기준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의류 판매직에 '18~30세, 키 163㎝ 이상에 미관상 보기 좋아야 함'이라거나 국영 고속철도 관리직에 '옷을 잘 입고 날씬하며 예뻐야 함'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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