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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비수기 모르는 ‘반도체 코리아’ … 하반기도 잘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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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업계 실적 줄줄이 고공행진

연초 출하량 줄었지만 값 올라

삼성전자 최대 영업이익 이어

SK하이닉스도 역대 두번째 성적

“D램 등 수요 이어질 것” 낙관론 속

증권가·해외업체선 전망치 낮춰

중앙일보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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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한국 반도체의 기세가 여전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8조7197억원, 영업이익 4조3673억원, 순이익 3조1213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77% 증가했다. 당기 순이익도 64% 늘었다.

앞서 지난 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실적 성적표도 역대 최고였다. 1분기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고쳐 썼다.

반도체 업계에서 연초는 비수기로 꼽힌다. 졸업·입학이 몰려 있어 노트북 등 PC가 잘 팔리지만, 제조·유통업체 입장에선 전년 4분기에 쌓인 재고를 소진해야 한다. 따라서 새 상품 생산이 줄기 때문에 부품인 반도체 공급도 줄어드는 시기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1분기 D램(기억 장치)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5% 감소했다. 낸드플래시(저장 장치) 출하량도 전 분기 대비 10% 감소했다.

출하량이 줄었는데도 실적이 좋은 이유는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D램의 경우 모든 제품군의 평균 판매 가격이 오르면서 매출이 되레 9%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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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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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국내 업계에선 연말까지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D램 시장에서 글로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의 투자 확대로 서버용 수요가 지속해서 늘고 있어서다.

IDC는 기업이나 개인 고객에게 전산 설비나 네트워크 설비를 임대하거나 설비의 유지·보수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인터넷 관련 사업이 증가하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늘고 있다. SSD는 낸드 플래시를 매체로 쓰는 데이터 저장 장치다. 기업용 고용량 SSD 수요가 증가하고, 고성능 낸드 플래시인 고적층(64·72단) 3D 제품 생산 증가가 맞물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바일 제품도 스마트폰 수요 증가세가 꺾였지만, 인공지능(AI)이나 카메라 기능이 강화하면서 소비는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보급형 스마트폰에도 128GB 낸드플래시가 탑재된다”며 “공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반기엔 분위기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미 출하량이 줄고 있는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내려가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렸다. 24일 SK하이닉스 주가는 8만900원까지 떨어졌다가 8억2100원으로 살짝 회복해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일 대비 2.73% 하락한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도 전일 대비 2.77%(7만2000원) 하락한 252만3000원을 찍었다.

하이닉스의 경우 실적은 좋지만, 증권가의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IB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조8900억원, 4조4960억원으로 전망했다. 실제 실적은 이보다 각각 0.98%, 0.97% 낮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도 실제 실적보다 각각 0.98% 높게 예상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오스트리아 반도체 제조 업체인 AMS가 잇달아 자사의 2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삼성전자의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대만 TSMC는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이유로 “휴대전화 제조업체 등 수요 둔화”를 꼽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미·중 무역분쟁의 확산,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등이 심리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의 시장 진입이 늦어지고 있고 공급 조절이 탄력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연말까지는 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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