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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연가시’가 궁금해? 기생충박물관으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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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국내 최초 개관…무료

보존·전시·체험부터 연구까지

‘기생충 왕국’ 오명 썼던 한국…최근엔 신종·외래종 등 위협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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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채종일)가 국내 최초의 ‘기생충박물관’을 개관해 이달부터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기생충박물관 1~2층에는 전시실이, 지하층에는 영상실·공용장비실·저온고·수장고가, 3층에는 기생충병연구소가 각각 자리 잡고 있다.

전시실은 ‘놀랍고 아름다운 기생충의 진짜 모습’이라는 주제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기생충의 개념과 분류에서부터 미라가 들려주는 기생충 이야기, 한국 기생충 관리의 역사, 기생충의 이모저모, 연가시 등 재미있는 기생충 이야기, ‘1970년대 학교에서의 집단투약을 재현한 디오라마(축소 모형과 풍경)’ 등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기생충 분야를 개척하고 연구에 헌신한 ‘선구자의 길’, 세계보건기구(WHO) 중점 관리 지역의 기생충 정보를 지도로 연출한 ‘세계 주요 기생충’, 건강관리협회의 NGO 사업 재조명, 치료제 등으로 이용되는 기생충 연구의 미래상, 한국 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기생충, 기생충 게임과 체험코너가 마련돼 있다.

박물관장인 채종일 회장은 “국내 유일의 기생충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국내외 기생충을 보다 체계적으로 보존·전시해 기생충을 재조명할 계획”이라며 “재미있고 유익한 관람을 통해 기생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련 질병의 예방과 보건관리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평일(월~금) 오전 10시와 11시, 오후 2시와 3시 등 총 4회 예약제로 운영되며, 개인이나 단체로 관람이 가능하다. 온라인(http://parasite.or.kr)과 전화(02-2601-3284)로 예약을 받는다.

한국은 1950년 초부터 1960년대 말까지 약 20년 동안 ‘기생충 왕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국민의 장내 연충류 감염률이 90~100%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964년 한국기생충박멸협회(현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출범했고, 1966년 기생충질환예방법(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검사와 투약 등 체계적인 기생충 관리사업이 이뤄졌다. 그 결과 장내 기생충 감염 충란 양성률은 1971년 84.3%에서 2012년 2.6%로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신종 기생충 출현과 외래 기생충의 국내 침투와 토착화 등에 따라 기생충 질환은 진단과 치료가 매우 어렵고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특수 질환군의 하나로 변했다. 기생충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채 회장은 “실제로 간흡충 등의 식품매개성 기생충질환은 지속적인 양성률을 보이고 있고, 해외 기생충질환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채 회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로 신·변종 기생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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