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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 세부설명서 (식도락 이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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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 세부설명서(식도락 이우석 기자)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4월 24일 (화요일)
■ 대담 : 이우석 기자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에는 어떤 메뉴들이 식탁에 오를까요? 오늘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정상회담 메뉴 관련 소개를 했죠. 핵심 키워드는 ‘민족의 평화통일’이라는 것인데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쓴 분들의 뜻을 메뉴에 담는다는 겁니다. 어떤 메뉴들이 정상회담 만찬에 오를지 식도락을 주로 취재하는 스포츠서울의 이우석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우석 기자(이하 이우석)>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제가 방금 핵심 키워드가 ‘민족의 평화통일’이라고 얘기했는데, 만찬 메뉴로도 스토리텔링을 하는 겁니까, 원래?

◆ 이우석> 원래 보통 이러한 역사적인 만남에서는 무언가 상징적인, 의미를 담은 메뉴들을 많이 내놓는 게 국가 간 관례이거든요.

◇ 이동형> 지난번 트럼프 대통령 방한했을 때도 독도새우라든가, 그 일종인가요?

◆ 이우석> 그렇죠. 의미를 담은 거죠. 메뉴 구성에도 의미를 담고 식재료와 음식이 가진 전통과 역사에 대해서도 의미를 담아 메뉴를 내놓습니다.

◇ 이동형> 어떤 메뉴가 거론되고 있는지 설명해주세요.

◆ 이우석> 지금 현재 청와대 측에서 내놓은 메뉴는, 일단 같이 먹을 수 있는 만찬 메뉴 중에 북측에서 준비한 옥류관 평양냉면이죠. 인기도 많고 화제를 불러 모은 음식인데요. 옥류관에서 주방장이 와서 북측에서 판문점을 통과해 메뉴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간다는 것이 있고요.

◇ 이동형> 어쨌든 북쪽에서 넘어오는 거라서 우리가 만찬을 다 준비할 줄 알았는데 북한에서도 나름 준비를 하는군요.

◆ 이우석> 화합이라는 측면, 통일을 같이 만들어간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한 것 같습니다. 문 대통령의 제안이었다고 하네요.

◇ 이동형> 또 있습니까?

◆ 이우석> 메뉴가 많거든요. 윤이상 작곡가가 북한에서 유명하고 예전에 화해 무드일 때 북한 평양에서 공연도 했었거든요.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 통영 바다에서 만든 문어 냉채, 그리고 특이한 게 들어가는데요. 죄다 한식 종류인데 스위스식 감자전이 있어요. 스위스가 산간 지대이다 보니까 강원도처럼 감자를 주메뉴로 한 요리들이 많은데, 가정식으로 먹는 요리이거든요. 감자전과 유사합니다. 감자를 채를 썰거나 가루를 내어 치즈와 함께 붙여서 먹는 그런 요리인데,

◇ 이동형> 우리 감자전과 다른 점은 치즈가 들어갔다는 건가요?

◆ 이우석> 치즈가 다르고 우리 감자전은 주로 양념장에 찍어 먹는데 뢰스티의 경우 샤워크림에 많이 먹습니다.

◇ 이동형> 스위스와 무슨 관계가 있다고 만찬장에 스위스식 감자전을 준비하죠?

◆ 이우석>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유년시절을 스위스에서 보냈거든요.

◇ 이동형> 유학 생활을 했죠.

◆ 이우석> 유학 생활을 오래 해서 그쪽 유년 시절을 상징하는 의미로 뢰스티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유년 시절을 상징하는 요리도 있습니다. 부산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요. 그래서 부산 달고기 구이가 있습니다. 달고기가 주로 요리 집에서 먹는 건 아니고 부산에서 가정에서, 집에서 먹습니다.

◇ 이동형> 저도 처음 듣는 것 같은데요.

◆ 이우석> 전국적으로 유통되지 않고 집에서 반찬으로 많이 해 먹던 거라서 아마 익숙하진 않을 텐데요. 부산 사람들은 대부분 유별나게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 이동형> 생선이군요.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 유년시절을 떠올리는 음식, 문재인 대통령의 유년시절을 떠올리는 음식. 또 남과 북 모두 관계가 있는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 음식. 또 있습니까?

◆ 이우석> 그리고 남북 화해 무드를, 그동안 통일에 기여와 노력을 해왔던 분들을 상징하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을 상징하는 음식이 있거든요. 고향 전남 신안군이 섬이거든요. 그중에서도 국토 남단에서 서쪽으로 떨어져 있는 가거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를 이용해 편수를 만들어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 이동형> 편수는 뭔가요?

◆ 이우석> 편수는 네모난 만두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남쪽 재료이지만, 민어와 해삼초를 이용해 만들지만 편수, 개성 음식입니다. 북측의 개성 음식으로 남북이 화합하는 하나의 요리로 상징적 의미를 가집니다.

◇ 이동형> 그러면 남북 평화를 상징하는 사람들에 관련된 음식이 있다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정주영 회장이 나올 것 같은데요?

◆ 이우석> 네, 그분들 다 있습니다. 그래서 또 노무현 대통령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고향 봉하마을로 내려가지 않았습니까. 봉하마을에서 재배한 오리농법으로 지은 쌀로 밥을 만듭니다. 그래서 이 밥을 저녁 만찬 메뉴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 이동형> 거기에서 나온 쌀로 밥을 짓는다는 거네요.

◆ 이우석> 정주영 전 회장의 음식은, 예전에 소 떼를 몰고 방북했는데요. 그 소 떼를 가져간 곳이 충남 서산에 있는 목장이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한식에서 가장 최고의 식재료라고 꼽히는 게 한우인데요. 그 한우를 일부 다른 지역의 한우가 아닌 정주영 회장이 가져갔던 소 떼가 난 충남 서산 목장에 있는 한우를 이용하기로 했답니다. 구이로 제공합니다.

◇ 이동형> 또 특별한 게 있나요?

◆ 이우석> 그리고 디저트도 있고, 디저트도 의미가 있습니다. 백두대간에서 송이꿀차를 가져와 한라봉을 말린 한라봉편을 얹어 백두와 한라가 함께 있는 디저트를 만들어 제공하기로 했고요.

◇ 이동형> 의미가 있네요.

◆ 이우석> 이번 정상회담 메뉴는 통일 강조하고 화합을 내세웠는데, 계절적인 봄을 내세운 게 특징입니다. 평화를 봄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남북 화해 무드를 한반도의 봄, 이런 식으로 많이 표현하는데요. 그래서 봄을 담은, 민족의 봄이라는 이름으로 디저트를 망고무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 이동형> 디저트 하나에도 다 의미를 담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 이우석>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게 술이지 않습니까.

◇ 이동형> 술이요? 물어보려고 했는데요. 앞서 쭉 음식을 소개했는데요. 기자님이 드셔본 것 있나요?

◆ 이우석> 이중에서 편수는 먹어봤는데 해삼초와 민어를 소로 쓴 것은 먹어보지 못했고요. 그리고 뢰스티도 먹어봤고, 달고기도 먹어봤습니다.

◇ 이동형> 추천할 게 있나요?

◆ 이우석> 냉면이죠. 냉면이 가장 기대되는데요.

◇ 이동형> 드셔보셨어요? 북한 가서?

◆ 이우석> 예전에 개성에서 한 번 먹어봤는데요. 개성은 분점 같은 의미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통성에서 좀 떨어진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국민들은 아직 북한 냉면을 맛볼 기회가 없잖아요.

◆ 이우석> 거의 기회가 별로 없고 중국에 진출해있던 북한 식당에서 먹었던 것밖에 없는데요. 지금 평양냉면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그런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어서 저도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 이동형> 술 얘기를 할 텐데요. 만찬주는 무엇으로 결정됐습니까?

◆ 이우석> 만찬주는 두 종류로 준비했다고 합니다. 문배술과 면천두견주를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문배술이 남한에서 전통이 계승되고 있습니다. 이기춘 장인이 재현해서 지금 2대, 3대로 내려오고 있는데요. 사실 문배술이 평양 쪽에 있는 술이거든요. 소주의 일종인데 사실 누룩과 수수, 메주 정도 넣고 문배라는 과일이 있는데, 과일향을 내요. 따로 과일을 넣어서 가향하지 않고. 북한에서도 명주로 꼽힌 술인데 북한에서는 전통주들이 가업으로 내려오는 게 명맥이 끊겼고, 남한에서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배술을 택한 것 같고요. 2000년 정상회담 때도 문배술이 상에 오른 적 있거든요.

◇ 이동형> 보니까 노태우 전 대통령 때 한 소련 정상회담 때도 만찬주로 문배주가 올라왔네요.

◆ 이우석> 네. 소주 같은 게 러시아인들 입맛에도 맞거든요. 면천두견주의 경우 충남 당진에서 계승되는 술인데요. 두견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게, 진달래입니다. 북한을 상징하는 꽃이 진달래이거든요. 그래서 면천두견주를 준비한 것 같습니다.

◇ 이동형> 도수가 그렇게 세진 않죠? 소주라고 하더라도.

◆ 이우석> 문배술은 도수가 높고요. 면천두견주의 경우 그보다 많이 낮죠.

◇ 이동형> 그런데 국가적 행사에 보면 만찬주에 관심을 가지잖아요.

◆ 이우석> 건배할 때 사진도 많이 찍으니까요.

◇ 이동형> 정상회담 하고나면 선정된 만찬주 판매가 갑작스럽게 올라가기도 하고요. 만찬주의 중요한 의미가 있을까요?

◆ 이우석> 의미가 있죠. 계약을 하거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술 한 잔을 건네고 받으면서 화합을 다짐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일반 기업체의 경우에도 모임에서도 회식에서 화합을 강조할 때 술자리를 갖는데, 식사와 함께 간단한 만찬주를 건네면서 건배를 통해 두 집단의 화합과 함께 공통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죠. 술자리 건배사로 제시하는 게 가장 기억에 남고 그래서 만찬주에 의미를 많이 두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건배사도 관심을 많이 가지겠네요?

◆ 이우석> 건배사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는데요. 아무래도 건배사에 핵심 키워드를 담아서 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저번에 평양 공연 갔을 때 가셨던 분들이 평양냉면을 많이 드시고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양념 없이 먹는 게 평양냉면의 공식이라고 했잖아요. 이번에 가신 분들은 아니다, 가니까 양념 듬뿍 넣어서 먹으라고 하더라, 라고 했는데요. 무엇이 정답일까요?

◆ 이우석> 아무래도 전통이 저 같은 경우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짜장면의 경우에도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 60년대, 70년대 해외로 이주 떠나신 재외동포분들의 중국집은 예전의 맛을 그대로 낸다고 해요. 갈라파고스처럼. 다른데 영향을 받지 않고. 북한의 경우 입맛의 변화에 따라 계속 흐름이 맞춰지지 않았나, 대중의 입맛에 맞춰지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요. 실향민들이 한국에서 평양냉면 하시는 분들은 예전 그 맛 그대로를 기억했다가 레시피를 적용하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우석>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이우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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