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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테슬라는 80년대 완성차 업계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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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생산 지연 사태 장기화 전망
80년대 자동차 산업의 교훈을 새겨들어야.. 지적


파이낸셜뉴스

테슬라 모델S 생산 공정 /사진=MaurizioPesce|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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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근 생산 지연 사태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테크 전문매체인 아스테크니카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테슬라의 첨단 기술과 효율성 추구가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모델3 제품의 생산량은 2018년 4월 기준으로 주당 200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6월 말까지 주당 6000대로 생산량을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델3 주문 대기량은 20만대가 넘고 매일 1800대의 새로운 주문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현재 생산 속도로는 주문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SNS를 통해 모델3 생산 라인의 과도한 자동화가 부작용을 낳았다며 이는 자신의 판단 실수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산업 로봇에 의지한 무리한 자동화가 오히려 생산 지연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난 80년대 자동차 산업의 교훈을 테슬라가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지나친 자동화가 화 불러, 공정 최적화와 숙련공 조화 필요

내비갠트 리서치의 분석가 샘 아뷜사미드는 "테슬라의 실패는 지난 80~90년대 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겪었던 실패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GM은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 라인 대부분을 자동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1개 라인에서 로봇이 정지해 버리면 모든 생산 라인이 멈춰 버리는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GM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라인을 다중화하고 로봇 투입을 늘이는 등 수십억달러를 투자했지만, 비용 대비 효과는 그리 높지 않았다.

자동차 생산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큰 자본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 중 하나다. 때문에 속도와 효율과 함께 엄격하게 관리된 제조 공정을 안정하게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로 통한다.

아뷜사미드는 "일론 머스크가 소프트웨어 업계 출신인 점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개발의 효율성보다 안정성과 공정 최적화가 우선인 자동차 제조 업계의 특성을 간과했다는 얘기다. 그는 "자동차 생산 전문가의 조언에 충실히 귀를 기울였다면 이러한 생산 지연 사태는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인 존 슈크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처럼 단번에 찍어내듯 대량 생산할 수 없으며 조립 순서와 규칙에 따라 순차적으로 생산이 이뤄지는 장치 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30년 전 GM과 포드는 로봇과 함께 생산 유연성이 높은 숙련된 인력을 조화롭게 활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테슬라가 더 늦기 전에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chu@fnnews.com 추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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