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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우리 아이의 뇌를 제대로 자극하는 독서방법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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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책 읽기에 앞서 아이와 책 표지를 살피며 이야기를 짐작해보는 것은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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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엄마 잡학사전-40] "책 표지와 면지를 아이와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의무감에 참석한 어린이집 부모교육에서 뜻밖의 조언을 들었다. 그동안 아이에게 책을 수백 권 읽어주었지만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참신한 방법이었다. 책 앞뒤 표지가 나란히 보이도록 펼쳐놓고 아이와 함께 책 내용을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독서 전문 강사가 예로 든 책은 대부분 앞뒤 표지가 하나의 그림처럼 연결돼 있었다. 캄캄한 밤부터 대낮이 될 때까지 친구들을 도와주는 무당벌레 이야기가 표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바다수영 대회의 승자 이야기는 표지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책을 출간한 지인들이 출판에 앞서 표지를 결정할 때 겉장 앞면과 뒷면을 나란히 놓고 출력해 살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집으로 돌아와 다른 동화책들 표지를 펼쳐 보니 저마다 의미를 가진 그림들이 연결돼 있었다. 흥미를 끄는 귀여운 그림이 앞에, 이야기의 결말을 추론해 볼 수 있는 그림이 뒤에 담겨 있는가 하면 주인공이 상상하고 바라는 장면이 뒷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강사는 책 읽기에 앞서 아이와 책 표지를 살피며 이야기를 짐작해보고 상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게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동안 나는 책 제목을 읽자마자 황급히 표지를 넘겼다. 빨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기도 했고 책 제목을 알려줌으로써 표지의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씨를 모르는 아이에겐 책 제목보다 표지의 그림이 중요하기에 표지 그림은 작가가 가장 공들인 것일 텐데 한 번도 유심히 본 적이 없었다.

강사는 또 표지를 넘기자마자 나오는 면지도 잘 관찰해 보라고 했다. 책 내용을 암시하거나 상징하는 이미지나 색깔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책을 한두 장만 읽고 덮는다거나 이야기 전개와 무관한 부분에 관심을 보이더라도 혼내지 말고 아이 반응에 호응해주라고 조언했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달라는 아이의 요청에 부모는 짜증 내지 말고 응해주라고 했다. 반복 독서를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제서야 어젯밤 첫째가 왜 침팬지 책을 세 번이나 연달아 읽어달라고 했는지 이해가 됐다. 단지 잠을 자기 싫어서 부리는 투정으로 생각했는데 강연을 듣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책 내용을 모두 이해했으니 이젠 그림에 더 집중해서 볼 준비가 됐다는 신호였다. 엄마가 읽어주는 게 재미있어 또 듣고 싶다는 표현이었던 것이다.

'남들 다 사주니까, 읽을 때가 됐으니까' 하는 생각으로 수십만 원어치 전집을 사줬지만 정작 어떻게 읽어줄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 그림을 함께 보며 상상력을 발휘해 읽어주는 게 좋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으나 막상 책을 읽어줄 때는 내용을 잘 전달해 줘야 한다는 의무감에 글씨에 집착한 때가 많았다. 당장 오늘부터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아이 관점에서, 아이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한바탕 동화나라로 여행을 다녀와 볼 생각이다.

[권한울 프리미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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