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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가디언 "핵실험 중단, 외교적 계책…핵포기 가능성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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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군사공격·경제제재에 압박받아…진짜 목적 불분명"

"풍계리 실험장 이미 사용불능…양보 크지 않아" 분석도

연합뉴스

트럼프, 북한 핵실험장 폐지와 ICBM 시험발사 중지 환영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사진합성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북한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중지 발표는 국제사회 제재 등을 피하기 위한 외교적 계책의 하나로 실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전문가 분석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디언은 '김정은 : 무너지기 쉽고 압박 아래 있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번 발표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오면서 희망을 더하지만 북한의 실제 의도는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표가 소중한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실제적 행동의 전주곡이라기보다는 적은 비용을 수반하는 '외교적 계책'일 것으로 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런 주장의 근거로는 우선 북한이 받는 강력한 압박이 제시됐다. 북한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군사적 공격 가능성에 노출됐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로 경제가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는 무역을 재개해야만 정권의 금고를 채울 수 있고, 지지자들 역시 외국산 위스키와 디자이너 핸드백 등의 사치품을 계속 누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이 신문은 소개했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이 몇몇 양보를 할 수는 있지만,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과 리비아 카다피 정권이 무기를 포기한 대가로 어떤 운명에 처했는지를 아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원하는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제거를 약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왔다.

스티븐스 기술연구소의 핵 역사학자인 알렉스 웰러스타인은 "사람들은 북한 정권이 미쳤다고들 얘기하는데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짓'이 핵무장한 적들이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핵 억지력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북한 정권이 그 정도로 미친 짓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의 진짜 목적은 불분명하지만 긴장완화를 통해 시간을 끌면서 미국에 체제를 인정받거나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협상하는 것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북한, 핵실험ㆍICBM 발사 중지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통신은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북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2018.4.2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가디언은 북한이 이전에도 핵무기 관련 합의에 도달한 뒤 뒷걸음질 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2월 29일의 '윤달 합의(Leap Day deal)'에도 불구하고 수주 뒤 이를 파기했다.

김정은 정권이 이미 핵 프로그램을 완성한 상황에서 실험이 더는 필요 없는 데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대규모 폭발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이번 발표는 '드라마틱하지만' 생각보다 큰 양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어떤 곳?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21일 폐쇄를 발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금까지 북한이 실시한 6차례 핵실험이 모두 이뤄진 곳으로 북핵 개발의 상징적인 장소중 하나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배포한 지진도에 규모 6.3으로 나타난 북한 인공지진 진앙지역이 노란색 별모양으로 표시된 모습. 2018.4.21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가디언은 북한의 이번 발표에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언급은 없었는데, 이것이 한국과 일본에는 여전히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설령 북한이 핵무기 등을 포기한다고 해도 정보와 접근에 대한 기존의 통제를 완화할 것 같지 않은 만큼 이를 제대로 감시, 관찰하기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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