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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진 일가에 뚫린 관세 국경…밀반입 의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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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대한항공 전현직 임직원, 총수 일가의 밀반입 수법 증언 쏟아내…2014년 '땅콩회항' 때도 관세 포탈 의혹 불거졌지만 개선된 점 없어]

머니투데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19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경찰은 이날 조 전무의 사무실과 마케팅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2018.4.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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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서 비롯된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총수 일가)의 관세 포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총수 일가가 관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밀반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물품은 명품 드레스, 소시지, 아동복, 가구 등 다양하다. 관세 국경이 총수 일가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씨, 조원태··현아·현민 삼남매 등 총수 일가를 향한 관세 포탈 의혹은 물벼락 갑질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에서 시작됐다. 익명의 대한항공 직원은 총수 일가가 해외에서 쇼핑한 물건이 현지 대한항공 지점을 통해 관세 부과 없이 자택까지 배달된다고 했다.

블라인드 폭로 이후 밀반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대한항공 전·현직 임직원의 증언이 쏟아졌다. 현재까지 제기된 밀반입 수법만 해도 여러 가지다.

우선 공항에 상주하는 대한항공 직원이 밀반입 경로로 활용됐다.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총수 일가가 의뢰한 물품을 구매해 귀국편 항공기 1등석에 태워 보낸 뒤 공항 상주 직원이 운반하는 식이다. 세관 검사를 피할 수 있는 공항 상주 직원 통로가 밀반입 루트로 지목됐다. 인천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이 통로는 세관 요원이 배치돼있지 않다.

총수 일가 물품을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밀반입했다는 주장도 있다. 가구처럼 부피가 큰 물품을 들여올 때 이용됐다. 항공기 부품은 무관세 대상이다. 대한항공 해외지점이 본사에 보내는 서류에 총수 일가 물품을 섞어 보내는 방식도 밀반입 수법으로 제기됐다.

총수 일가의 구체적인 밀반입 수법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관세 당국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총수 일가의 관세 포탈 의혹은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당시에도 불거졌다. 이후 3년 넘게 개선되지 않은 것은 묵인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청이 진행 중인 조사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관세청 특별사법경찰은 총수 일가의 5년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사용 내역 조사만으론 총수 일가의 불법 행위를 포착하기 어렵다. 총수 일가가 해외에서 고가의 물품을 구매했더라도 밀반입 여부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 조사, 언론 제보자와 대면 조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혐의가 입증될 경우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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